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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출근길 미화원에 봉지 흔들흔들... 쓰레기 버리나 했더니 ‘반전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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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출근길, 도로를 청소하고 있는 환경공무관에게 음료를 건넨 시민.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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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도로를 청소하고 있는 환경공무관에게 음료를 건넨 시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26일 이같은 사연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전날 오전 6시 30분쯤 차를 타고 출근하던 길에 앞서가던 검은색 승용차를 목격했다. 승용차는 네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수석 쪽 창문이 열리더니 탑승자의 팔이 불쑥 튀어나왔고, 탑승객은 손에 쥐고 있는 비닐봉지를 흔들었다. 도로 오른편 인도에는 환경공무관이 제초한 잔디를 쓸며 청소하는 중이었다. 이를 본 A씨는 앞차 탑승자들이 환경공무관에게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 착각하고 괘씸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황은 A씨의 예상을 빗나갔다. 환경공무관이 차량 조수석 쪽으로 다가가자 앞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이는 비닐봉지에서 음료수로 보이는 물건을 꺼내 환경공무관에게 건넸다. 이른 아침 고생하고 있는 환경공무관을 위해 마실 것을 준비한 것이었다. 이를 받아든 환경공무관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A씨는 “봉지 내밀 때 아래쪽을 잡고 계신 걸로 보아 음료수가 들어있었던 걸로 보인다”며 “막상 드리려니 봉지 버리는 것도 일일까 싶어 음료수만 따로 빼서 드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쓰레기 버리는 줄 알고 욕하려다 머쓱해진다” “수고하시는 분에게 보답하는 모습이 훈훈하다” “반전을 노리신 건가. 막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사람 사는 세상. 이런 좋은 영상이 더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예전에 마을버스 할 때는 간식 파시는 분들이나 자주 마주치는 분들이 간식도 주고 인사도 하고 학생들이 고맙다고 쪽지도 주고 그랬는데 최근에는 이런 훈훈한 사례가 없다”고 했다.

다만 아무리 선의라 해도 위험하게 길 한가운데로 사람을 부르는 행동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음료수를 주는 게 문제가 아니라 환경공무관을 대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며 “무단횡단으로 차도 건너와서 음료수 받아 가라는 건데 대부분 이 행동이 문제라는 인식 자체를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말 음료수를 주고 싶었다면 차를 세워서 직접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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