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토리현 출신 12선 중진, 장관도 다수 역임
아베·아소 내각 때 '총리 퇴진' 요구로 미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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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27일 도쿄에서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투표함에 투표 용지를 넣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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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이자 차기 일본 총리가 된 이시바 시게루 총재는 당내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다. 자민당 안에서 야당 역할을 하며 자당 소속 총리를 거침없이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 덕분에 일본 국민 사이에선 큰 인기를 끌며 줄곧 '차기 총리감 1순위'로 평가됐지만, 정작 동료 의원들에게 미움을 사 당내에서는 적이 많아 앞서 4번의 총리 도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된 이시바 총재가 정계에 발을 들이게 된 건 부친의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 덕분이다. 다나카 전 총리는 그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한 그는 1983년 다나카 전 총리가 수장인 '목요 클럽(다나카파)'에 들어갔고, 3년 뒤 다나카 전 총리의 권유로 그해 7월 치러진 총선에 출마했다. 돗토리현 선거구에서 처음으로 배지를 달았다. 당시 29세 나이로 당선되면서 '최연소 당선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후 내리 당선되며 12선 중진 의원이 됐다. 올해 67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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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 전 공개토론회장에서 아베 신조(왼쪽) 당시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방위성 장관이 서로를 지나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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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인사치고는 요직도 두루 경험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때 방위청 장관(차관급)으로 처음 입각했고, 이후 방위장관, 농림수산장관, 지방창생장관 등 풍부한 행정 경험을 쌓았다. 아베 신조 전 총리 때인 2012년에는 사실상 당의 2인자인 간사장을 역임했다. 이전에는 당 정무조사회장을 맡은 적도 있다.
장관과 당 주요 보직을 거쳤지만, 총리에게 물불을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해 큰 주목을 받았다. 1993년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 시절 여당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내각 불신임 결의안에 찬성해 당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후 탈당했고 3년 뒤 당에 돌아왔다.
그는 아베 1기 내각 때인 2007년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하자 '아베 퇴진'을 주장했다. 2009년 아소 다로 내각 때 농림수산장관을 맡았지만, 자신을 장관으로 만들어 준 총리에게 대놓고 '총리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아소 전 총리와 원수 사이가 됐고, 잦은 총리 비판으로 당에서는 '배신자'로 불리게 됐다. 이번 총재 선거 기간 아소파·옛 아베파 의원들이 '이시바만큼은 안 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방위장관과 지방창생장관을 지낸 이시바 총재는 평소 방위력 증강과 지방 분권 정책에 관심이 많다. 이번 선거에서도 안보 강화와 지역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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