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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주간政談<상>] 칠불사의 새벽 4시…이준석·천하람은 왜 삽을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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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이준석·천하람 삽질 사진 공개
임종석 '두 국가론' 주장에 민주당도 당혹
페루서 납치 하루 만에 극적 구출된 한인


더팩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 씨가 지난 3월 1일 새벽 4시에 홍매화를 심는 이준석·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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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김세정 기자]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 9월. 때아닌 홍매화로 여의도에 이야기꽃이 피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 씨가 새벽녘에 홍매화를 심는 이준석·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칠불사 주지스님 부탁이었고, 주술적 의미도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은 두 의원을 향한 의심스러운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홍매화 사태를 쏘아 올린 김 여사는 여전히 이슈의 중심이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명품백과 주가조작 사건을 두고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와 당정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찬회동 후에도 뒷말이 무성했다.

-아군이 적군으로 돌아서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다. '형제당'이라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호남 혈투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이 시대의 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던 정청래 의원은 한순간에 공격 대상이 됐다. 민주당과 열띤 경쟁 중인 조국 혁신당 대표와 포옹했다는 이유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꺼내든 '두 국가론'에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한편, 페루 리마에선 한인 사업가가 납치됐다 하루 만에 극적으로 구출된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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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에 연루된 인물인 명태균 씨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칠불사 새벽 4시...!! 이준석 & 천하람 삽질한 까닭은?'이란 글과 사진을 함께 올렸다. / 명태균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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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천하람, '새벽 삽질' 이유는

-이준석,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새벽 삽질' 사진이 화제가 됐지?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에 연루된 인물인 명태균 씨가 공개했어. 명 씨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칠불사 새벽 4시...!! 이준석 & 천하람 삽질한 까닭은?'이란 글과 사진을 함께 올렸지. 사진은 천 의원이 붉은 매화나무를 심기 위해 땅을 파고 이 의원이 뒤에서 그를 지켜보는 모습을 담고 있어.

-뉴스토마토 보도와 이 의원 입장 등을 종합하면 두 의원 모습 사진에 찍힌 시간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명 씨 등과 칠불사 회동이 끝나고 나서야. 이 의원은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폭로를 대가로 비례대표 1번을 요구했던 김 전 의원 제안을 그 자리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 그런데 굳이 그 시간에 왜 그 나무를 심었는지 여러 해석이 나왔어.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주술적 의미를 담은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 '주술'은 이 의원 등 젊은 정치인들이 주축이 돼 개혁, 실용적 보수를 표방한 개혁신당 이미지와 맞지 않으니 말이야.

-그래서 왜 삽질을 했대?

-이 의원은 25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새벽 4시에 서울로 올라가려는데 명 씨와 주지 스님이 '기념식수를 부탁한다'며 나무를 준비해 놓고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어. "일부에서 '주술이냐'는 이야기도 하던데 그러려면 우리가 나무를 준비해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야. 천 의원은 관련해선 말을 아끼고 있어.

-개혁신당에선 명 씨가 사진을 올린 의도 자체를 의심스러워하는 의견도 있어. 핵심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이 있었느냐 여부인데 명 씨가 사진을 올려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거지.

-개혁신당은 더 이상 이 사안에 얽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인 듯한데 그러긴 어려울 것 같아. 삽질을 왜 했냐를 떠나 결국 공천개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본 사람으로 언급된 이들이 현재 개혁신당 소속 의원들이니까.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치적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겠지. 지금은 의혹만 난무하지만 결국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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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두 국가론'에 대한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임종석 전 실장이 "통일하지 말고 현실적 평화를 지향하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사진은 기념사를 하고 있는 임종석 전 실장. /나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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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국가론' 꺼냈던 임종석, 이번엔 "통일부도 필요 없다"

-지난주 민주당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던진 '두 국가론'에 화들짝 놀란 모습이었어. 이재명 대표도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선을 그었는데 임 전 비서실장은 "통일부도 필요 없겠다"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맞아. 지난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일하지 말자는 게 진심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적어도 30년은 통일 논의는 봉인하고 평화 관리와 정착, 자유 왕래 등 두 국가 상태로 살아보자"고 했어. "통일에 대한 문제는 미래의 주인인 미래 세대에게 넘겨주자"면서 말이야.

-임 전 비서실장은 과거 '운동권' 대표 주자였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 출신이고, 반미자주통일을 추구한 민족해방(NL) 계열의 대표적인 인물이잖아.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도 맡았었는걸.

-그래서 그의 주장이 더 당혹스럽다는 거야. 임 전 비서실장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당내 지적에도 "통일에 대한 가치와 지향을 남기고서 평화적 두 국가로 살아보자는 게 헌법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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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도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임 전 실장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지난 4·10 총선에서 임 전 실장이 이 대표와 포옹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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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조항은 문제가 될 수 있지.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규정한다"고 하고 있잖아.

-임 전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영토조항도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하면서 북진 통일을 주장할 때 넣었던 것"이라며 "국제법과 정면충돌한다"고 주장했어. 그러면서 '헌법을 개정해야 하냐'는 질문에 "헌법학자들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며 "영토조항이 헌법에 포함된 나라도 드물며, 해당 조항을 없애거나 개정하자는 일부 주장도 있다"고 했지.

-임 전 비서실장이 친문계 인사로 꼽히는 만큼 계파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을 것 같은데.

-임 전 비서실장도 이를 의식한 듯해.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고. 임 전 비서실장은 "문 전 대통령께서 제 의견에 다 공감한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다만) 제 고민의 지점은 정확하게 이해하고 계시리라 본다"고 덧붙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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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사업가 A 씨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서 납치범들에게 붙잡힌 뒤 하루 만에 무사히 구출됐다. 사진은 페루 경찰이 공개한 범행 현장 사진. 불발 수류탄과 유리창이 파손된 경찰차, 현장을 수습 중인 경찰의 모습. /페루 경찰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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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류탄'까지…긴박했던 페루 한인 사업가 구출 작전

-페루에서 한인 사업가가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구출됐다고?

-맞아. 한인 사업가 A 씨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새벽 페루 수도 리마에서 지인과 헤어진 뒤 납치범들에게 붙잡혔어. A 씨 가족은 납치 정황을 포착한 뒤 곧바로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고 해. 이를 인지한 주페루 대사관은 A 씨 가족에게 영사조력을 제공했고, 외교부 본부에서도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꾸려 안전 대책을 논의했지.

-다행히 A 씨는 납치 하루 만인 지난 25일 현지 경찰에 의해 생명에 큰 지장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하지만 A 씨를 구출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고 해. 납치범들은 도주 과정에서 경찰들과 총격전을 벌인 데다 수류탄까지 투척했으니까. 당시 범행 현장을 살펴보면 A 씨가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었던 건 천운이었다고 봐도 무방해 보여.

-현장 상황이 어땠길래 그래?

-페루 경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현장에는 납치범들이 투척한 불발 수류탄 1개가 고스란히 놓여 있었어. 또 경찰차 뒷유리가 모두 파손된 상태였지. A 씨는 납치된 차량에 포박된 채 있었는데, 자칫하다간 생명에 큰 위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 범인들은 모두 3명으로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해. 이들은 베네수엘라 국적으로 범죄 조직에 소속된 20대 청년들이었어. 범행에 사용된 총기와 차량은 압수됐다고 하더라고.

-외교부는 A 씨에 대한 납치 사유 등에 대해서는 현지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어. 그러면서 해외안전여행 누리집을 통해 페루에서 납치 피해를 당했을 경우 대처하는 방법을 공지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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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해외안전여행 누리집을 통해 페루 내에서 납치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대처하는 방법을 공지했다. 현재 페루 전 지역은 황색경보(여행자제)가, 일부 지역은 적색경보(출국권고)가 발령된 상태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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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는 현재 전 지역에 황색경보(여행자제)가 발령된 상태라고?

-응. 우리 정부는 페루 전 지역에 황색경보를 발령했고, 일부 지역은 적색경보(출국권고)를 설정해 뒀어. 외교부에 따르면 페루 정부는 이번 납치 사건이 발생한 수도 리마 등에 2022년 2월부터 비상사태를 선포, 지속 연장 중이라고 해. 미국 국무부에서도 페루 여행 경보를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했다고 하더라고. 페루가 위치한 중남미 지역은 대부분 황색경보가 발령돼 있던데, 현지 교민이나 이곳을 방문할 예정인 이들은 안전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김수민 기자

☞<하>편에 계속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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