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에서 강연하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유튜브 캡처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 하이브와 분쟁을 겪고 있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내가 이길 것"이라며 "장담하는 이유는 내게 죄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전 대표는 2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강연에서 "없는 죄를 만들 수가 없다"며 "아무리 거짓말하고 부풀려도 결국 드러날 것이라는 자연의 법칙과 순리를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계속 맡도록 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이사회 결정이 위법하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뉴진스 멤버들도 하이브와 어도어를 상대로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어도어 사내이사 재선임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민 전 대표는 이날 대표이사직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그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분리되면 이 일을 할 의미가 없다"며 "나에게 프로듀싱만 하라는 것은 업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가 회사(어도어)를 나간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나와 결을 같이 하는 우리 (뉴진스) 멤버들도 억울할 것이다. 한 번도 회사를 나간다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 이것은 희대의 사건"이라며 "내가 다큐를 꼭 찍을 것이다. 모든 과정을 밝힐 것"이라고도 했다.

민 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그는 "소송비가 지금까지 23억원이 나왔다"며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부자가 아니다. 소송비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할 것이다. 이걸 위해서 집을 갖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가 이 대목에서 "욕을 한 번만 하겠다. X발 이겨야 한다"고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민 전 대표는 "나는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반골"이라며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다. 거룩한 척하는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고 싶어 하는 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뉴진스를 가스라이팅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한 번 직접 저를 겪어보셔야 한다"며 반박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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