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 가닥’ 이재명 결론 미뤄 혼선
친명 의원들 “당론 서둘러야” 건의
당안팎 시행론자 반발에 고심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다음 주에 금투세 관련 의원총회를 한 번 더 진행한 이후 방향과 결론에 관한 조속한 당의 입장 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 불확실성에 가장 안 좋은 것이 불확실성을 오래 끄는 것이라 결론을 빨리 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가 금투세 관련 당론 결정을 앞당기기로 한 것은 친명계 핵심 인사 다수가 “주식투자자를 중심으로 여론이 안 좋은 만큼 금투세 당론을 서둘러야 한다”는 건의를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한 친명계 핵심 의원도 이날 이 대표에게 “결론을 늦출수록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는 만큼 하루빨리 당 입장을 정하는 게 좋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친명계 핵심 인사는 “이미 대표도 금투세 유예로 방향을 정했는데 프로세스를 너무 길게 가져가는 것 같다”며 “아무것도 아닌 거 가지고 질질 끌어서 당 입장이 곤란해지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빨리 당론을 정하라고 건의한 상태”라고 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도 최근 공개적으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대표가 금투세 유예 당론을 정할 수 있도록 출구를 열어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 역시 사실상 금투세 유예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즉각 매겨야 한다”며 시행론을 주장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마지막까지 결정을 고심하고 있다.
친명계 관계자는 “당론 빨리 결정하라는 의견이 많은 건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시행에 대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많다”며 “이 대표가 다음 달 선거법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이러한 의견을 무시할 경우 자칫 비명(비이재명)계에 결집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인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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