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자사주 매입 주가 영향 미미
美인텔 CEO가 대거 사들여도
실적 고꾸라지자 오히려 하락
스타 CEO 영향력 큰 엔비디아
자사주 매도 끝나자 주가 올라
자사주 매입 주가 영향 미미
美인텔 CEO가 대거 사들여도
실적 고꾸라지자 오히려 하락
스타 CEO 영향력 큰 엔비디아
자사주 매도 끝나자 주가 올라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1.79포인트(0.82%) 하락한 2,649.78에 거래를 마쳤다. 2024.9.27 [사진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 유가증권시장 간판 기업 경영진들이 줄줄이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주가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최고 경영진은 기업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이들의 자사주 매매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비롯한 네이버 임원들은 이달 들어 회사 주식을 2819주 장내매수했다. 가장 많은 양을 매수한 이는 최 대표로, 지난 6일 1244주를 주당 16만원에 매수해 총 1억9904만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어 10~20일에 걸쳐 이일구 리더 등 경영진 8인이 회사 주식을 추가로 장내매수해 이달 들어 네이버 임원이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총 2819주에 이른다.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네이버 주가는 이 기간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달 5일 코스피 시장에서 네이버는 장중 15만11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경신한 바 있는데, 이달 9일에도 장중 15만2500원까지 떨어져 투자자들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이달 9일 장 마감 후 최 대표가 자사주를 대량 매입했다는 사실이 공시되자 이튿날인 10일 네이버 주가는 하루 만에 2.58% 오른 15만9000원을 기록했다. 또한 그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7일에는 17만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미반도체도 곽동신 대표가 자사주 취득에 나서기로 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이달 24일 곽 대표는 공시를 내고 내달 24일 보통주 1만9800원을 총 20억772만원에 장내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같은 날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4.14% 오른 10만56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나가 27일에는 11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물론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E&A는 남궁홍 대표가 이달 13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2145주를 장내매수했다. 총 매입 금액은 5078만원가량이다.
회사 주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13일 삼성E&A 주가는 2만4150원으로 마감했는데 남 대표가 두 번재로 회사 주식을 장내매수한 25일에도 이와 같은 2만4150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27일에는 하나증권이 목표주가를 하향하자 주가가 하루 만에 7.80% 급락한 2만2350원으로 마감하기도 했다.
삼성E&A 주가는 지난 7월 30일 장중 2만9300원을 기록한 뒤 계속해서 하락한 바 있다. 당시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다 건설주의 전반적인 상승세의 영향을 받았으나, 추가적인 재료가 소멸되면서 조정이 이뤄진 탓이다.
카카오 역시 정신아 대표가 지난달 13~14일 양일에 걸쳐 회사 주식 2773주를 1억274만원에 취득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진 8월 14일 카카오 주가는 1.10% 오른 3만6800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으며, 이달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27일에는 3만6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기업에서도 CEO 등 최고경영진의 자사주 매매는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인텔 주가가 올해 들어 하락세를 키우자 지난 달 5일 피터 갤싱어 최고 경영자(CEO)가 자사주 1만2500주 매수에 나섰지만 해당 거래일 주가는 오히려 7% 가까이 하락했다.
CEO 의 자사주 매수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가 하락한 것은 실적 탓이다.
인텔은 PC·인공지능(AI)용 반도체칩 사업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여파로 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달 2일 하루 만에 주가가 26% 폭락하면서 30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당시 경영진은 올해 4분기(10~12월)부터는 주주 배당을 일시 중단하고 설비투자도 기존 계획보다 20% 줄인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 인텔이 대규모 인원 감축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분사를 골자로 한 구조 조정안을 내면서 주가가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25달러를 밑도는 상태다.
반면 제네럴모터스(GM)는 메리 바라 CEO를 비롯한 최고 경영진이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 간 연달아 자사주를 내다 팔았지만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GM은 올해 2월 20일 줄리안 블리셋 부사장을 시작으로 매리 바라 CEO와 마크 로이스 사장 등이 지난 달 26일까지 수차례 매도에 나섰고 이들 최고 경영진이 내다판 자사주는 123만주에 달한다.
해당 기간 동안 주가가 오른 배경 중 하나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다. GM은 작년 11월 발표한 1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올해 상반기 마무리 하고 추가로 60억달러 규모 신규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는 계획을 지난 6월 중순 발표한 바 있다.
최고 경영자 개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는 올해 6월 1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넉 달에 걸쳐 자사주 600만주를 매도했다.
회사 주가는 6월 18일 사상 최고가인 135.58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AI 투자 과잉 리스크와 엔·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등 악재가 겹친 탓에 석 달 동안 주가가 17% 가까이 떨어졌다. 황 CEO가 주식을 판 기간과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다만 황 CEO 의 자사주 매도가 계획에 따라 종료됐다는 소식이 나온 이달 24일에는 주가가 4% 반등했다.
이밖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를 내다 팔면서 테슬라 주가도 급락한 적이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22년 4월 말부터 같은 해 12월 중순까지 자사주를 총 9420만주 내다 팔았으며 해당 기간 테슬라는 사상 최고 사업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55% 나 떨어진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고위 임원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일종의 시그널로 읽힐 수 있지만 내부 사정과 업황에 밝은 내부자라고 해도 확증 편향에 빠져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업 펀더멘털이나 주주환원 정책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해야한다”고 전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