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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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자다 한동안 마른기침이 멈추지 않아 잠을 설쳤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다. 위(胃)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이물감, 속 쓰림,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증상을 유발하고 식도 점막을 손상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습관이 키우는 병이자 현대인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역류성 식도염 관리·예방과 관련한 팩트를 짚어봤다.
우유를 마시면 증상 완화에 좋다 X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 역류해 식도(하부식도괄약근)를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과정을 거친다. 우유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가라앉을 순 있다. 우유가 약알칼리 성분이라 위산을 중화하고 위·식도 점막을 코팅해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유의 지방 성분이 위의 음식물 배출을 지연시키고 위산 역류의 방어벽인 하부식도괄약근에 부담을 줘 괄약근이 열리면서 오히려 위산 역류가 심해질 수 있다. 우유의 단백질과 칼슘이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우유 섭취는 장기적으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식후 바로 눕는 습관, 역류성 식도염 부른다 O
음식물이 통상적으로 위에 남아 있는 시간은 짧게는 2시간, 길게는 4~6시간 정도라고 한다. 이 시간에는 위에서 위산을 통한 음식물 소화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때 자리에 누우면 음식물과 위산을 식도 쪽으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잡아주던 중력의 영향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역류를 막아주던 하부식도괄약근이 자극받기도 그만큼 쉬워진다. 더구나 위에 소화해야 할 내용물이 많은 상태에서는 위·식도 역류가 증가한다. 따라서 식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적어도 2시간 이상의 시간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만성화하면 식도암 위험 커진다 O
지속해서 위산이 역류해 위·식도 점막이 장기간 위산에 노출되면 식도 조직 및 세포가 위 점막 조직처럼 변하게 된다. 위산에 적응하면서 식도 조직에 굳은살이 박인 셈이다. 이렇게 변성을 일으킨 식도를 '바렛식도'라고 한다. 바렛식도라고 해서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렛식도가 식도암 발생의 원인이라는 점이다. 바렛식도 유병률은 남성이 여성의 4배이고 완치할 수도 없다.바렛식도인 경우 식도암 발병 위험이 정상인의 3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내시경 검사만으로도 알 수 있다 X
역류성 식도염의 종류에는 ‘미란성’과 ‘비미란성’이 있다. 미란성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 역류로 인해 식도에 염증이 생기고 식도 점막이 손상된 것을 말한다. 반대로 비미란성은 궤양이 생기거나 이렇다 할 점막 손상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말한다. 위 내시경 검사는 식도 점막에 아무 병변이 없는 비미란성 역류성 식도염을 발견하기 어렵다. 결국 비미란성도 미란성의 전 단계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을 통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왼쪽으로 누워 자면 위산 역류 막을 수 있다 O
사람의 위는 신체 정중앙에서 약간 왼쪽에 위치한다. 잘 때 왼쪽으로 누우면 역류 차단 밸브 역할을 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위저부(胃低部·위·식도에서 연결되는 왼쪽으로 잘록한 부분)보다 높게 위치해 위의 내용물이 중력에 의해 위저부에 고이게 된다. 따라서 왼쪽으로
누운 자세는 역류하는 힘을 중력으로 눌러주는 효과가 있다.
임신·과체중이면 질환 위험 커진다 O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복압이 올라가 위 배출이 지연되고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이 줄어 위식도 역류가 증가한다. 임신한 경우에는 복압 증가 외에도 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영향으로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이 줄어들어 위·식도 역류가 용이한 상황이 된
다.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체중 조절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일·유산균·발효식품이 예방에 효과적이다 △
우선 과일의 경우 신맛의 과일은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악화시킨다. 귤, 오렌지, 레몬, 자몽, 석류, 매실 등 시트르산이 들어 있는 과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들 과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산균이나 발효식품은 대규모 연구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제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8주 이상 복용할 경우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복용하면 장내미생물총 변화에 의해 위장관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도움말=김경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유진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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