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폭스뉴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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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가운데, 날씨 소식을 전하던 기상캐스터가 물에 빠진 여성을 구조하는 모습이 생방송에 포착됐다.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기상캐스터인 밥 반 딜런은 이날 허리케인 헐린으로 104년 만에 최악의 폭우가 쏟아진 애틀랜타 지역의 침수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피치트리크릭 인근 도로에서 피해 상황을 전하던 그는 자신의 뒤편에서 한 여성의 비명을 들었다. 이 여성은 밤늦게 야근한 뒤 퇴근길 갑자기 불어난 물에 꼼짝없이 차에 갇혀 있던 상황이었다.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의 목소리에 딜런은 "방금 911에 전화했다. 소방서에서 오고 있다". 괜찮다"고 외치며 여성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여성의 비명이 계속되자 결국 그는 방송 장비를 빼내며 "잠시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 이 여성을 더 도와줄 방법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말한 뒤 카메라에서 사라졌다.
이후 이어진 장면에서는 그가 여성을 등에 업고 가슴 높이까지 차오른 물살을 헤치고 돌아오는 모습이 담겼다.
구조를 마친 딜런 다시 생방송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바지에서 지갑과 휴대전화를 꺼내고 곧장 물 속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려고 했지만 수압 때문에 문을 열 수가 없었다"며 "다행히 창문을 내릴 수 있었고, 수압이 같아지면서 문을 열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여성은 괜찮다고 했지만 떨고 있었다. 별말이 없었지만 그가 쇼크에 빠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담요나 다른 게 없어서 (추위에 떨고 있는) 여성에게 여분의 셔츠 한장을 건넸다"며 "(이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이 여성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만 보였다. 같은 상황이었다면 누구든지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여성의 남편은 딜런에게 감사 인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은 한때 4등급까지 위력을 키웠으나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했다. 시속 225㎞의 강한 바람으로 나무와 전봇대가 성냥개비처럼 부러졌으며 창문이 깨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며, 최소 41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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