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지인 소개로 모임서 사업가 만나
피해 여성 "바르고 착한 사업가로 생각"
임신 사실 알게 돼 중절 수술 받아
검찰, 가해 남성에 징역 9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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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사업가가 권한 술을 마신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임신까지 이르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인 소개로 참석한 사업가 모임에서 크리에이터 전문 기업 대표 고모씨를 만났다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 및 지자체와 협업하는 유명 사업가인 고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 사무실에서 사회 인사 10여 명이 참석한 모임을 열었다. 이후 장소를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옮겨 참석자들에게 독한 술을 권했다고 한다.
A씨는 "고씨를 '바르고 착한 사업가'로 생각했다"며 "술을 마시고 두통이 심해 먼저 자리를 떴다"고 밝혔다. 다음날 고씨의 연락을 받고 만난 A씨는 유명 호텔로 이동해 식사를 했다. 고씨는 "내가 이 호텔의 5대 주주"라며 호텔 직원들의 인사를 받았고, A씨는 그를 '자수성가한 청년 CEO'로 여기게 됐다.
그러나 식사 후 고씨가 지속적으로 독주를 권해 A씨는 의식을 잃었다. A씨는 "눈을 떠보니 고씨의 집이었다"며 "그때는 범죄라고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고씨에게 알리자 "축하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A씨가 항의하자 고씨는 "그럴 리 없다. 난 정관수술 했다"며 "결혼하자. 나중에 이혼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중절 수술을 받았고, 이후 고씨와 연락이 끊겼다.
A씨는 "지인들로부터 고씨가 사기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성범죄 혐의로 구치소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고씨에게 유사한 피해를 당한 여성이 3명 더 있었으며, 이 중 한 명은 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A씨는 "지난 4월 고씨를 경찰에 신고했다"며 "재취업이 간절해 신고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씨에게 준강간, 폭행, 불법 촬영 및 유포 등 혐의로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지난 8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고씨는 "너무 이기적인 삶을 살았다. 피해자들의 눈물을 모른 척했다"며 반성의 뜻을 표했다. 이번 사건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서정명 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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