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품 전달하던 대법관 숨져…우크라 "전쟁 범죄" 비난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미의 병원 |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러시아군이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접경지역을 공습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수미의 세인트판텔레이몬 병원이 드론 공습을 받아 9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오전 7시35분께 러시아군의 첫 번째 공격으로 1명이 사망했고 환자들이 대피하는 중에 재차 공습받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이 1시간 간격으로 공습했다며 두 번째 공습은 대피와 구조작업을 겨냥해 사상자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간호사와 경찰관 등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공습 당시 병원에 환자 86명, 직원 38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역 당국은 병원 공격에 이란제 샤헤드 드론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병원과 민간 시설, 사람들 목숨을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니스 슈미할 총리도 "러시아 전쟁범죄의 추가 증거"라고 비난했다.
공습으로 파괴된 키이우 어린이병원 |
러시아군은 지난 7월8일에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어린이병원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022년 2월 개전 이후 올해 7월까지 우크라이나 의료시설 1천736곳이 파괴되거나 손상된 것으로 집계했다.
수미주 주도인 수미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와 국경에서 20∼30㎞ 떨어진 도시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6일 쿠르스크를 침공한 우크라이나군의 후방 보급을 끊기 위해 이 지역을 더 자주 공습하고 있다.
수미주 남동쪽 접경지역 하르키우주에서도 이날 유도폭탄과 드론 공습으로 모두 4명이 숨졌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국경에서 2㎞ 떨어진 하르키우주 코사차로판 마을에서 대법원 판사 레오니드 로보이코(61)가 드론 공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로보이코 대법관은 지역 주민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러 가던 길이었으며 함께 차량에 타고 있던 3명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오전 8시 사이 77건의 공중표적을 탐지했고 수미와 키이우·하르키우·자포리자 등지에서 유도미사일 2발과 샤헤드 드론 69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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