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사건과 직접 관련 없다” 언급 꺼리는 경찰…‘마세라티 뺑소니범’ 의문 투성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직업·거주지·도주과정 등 놓고 각종 의구심 확산

경찰 “여러가지 의혹도 규명하도록 노력하겠다”

광주지법, 마세라티 운전자·조력자 구속영장 발부

이른바 '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 김모(33) 씨가 도주 67시간 만에 검거됐다.

사고를 둘러싼 피의자들의 수상한 행적이 드러나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여러 의혹도 규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SBS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마세라티 운전자인 김모 씨가 태국에 주로 거주한다는 사실만 수사로 드러났을 뿐 광주에 온 경위나 직업, 국내 주소 등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검거된 김씨는 국내 주소지부터 의문투성이다.

김씨의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는 광주 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로 돼 있는데, 어떻게 공공기관 주소지가 개인의 주민등록 주소지로 돼 있는지 의심을 사고 있다.

김씨는 또 수개월 동안 태국에서 머물렀다는 사실이 입출국 기록으로 확인됐는데, 왜 태국에 거주했는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무직이라고 주장한 김씨가 태국에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장기간 머무르다가 돌연 입국한 사유 등에 대해 경찰은 "계속 수사 중이다"고 함구하며 입단속을 하고 있다.

사고 경위, 사고 차량, 도주 과정 등에서 나타난 수상한 점도 한둘이 아니다.

이달 중순 한국으로 입국한 김씨는 수도권 등지에서 20대 시절부터 알고 지낸 또래와 만나다가 사고 전날인 23일 고향인 광주에 와서 사고를 냈다.

친구 최모 씨로부터 빌려 탄 억대 외제차인 마세라티는 서울의 한 법인 소유 차량인데, 해당 법인은 "되돌려 받지 못한 차량"이라고만 경찰에 답해 차량이 광주에 있게 된 경위도 명확지 않다.

광주에 오자마자 친구로부터 차량을 빌려 탔고, 이 차량으로 음주운전을 해 사고를 낸 만큼 차량 입수 경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나 경찰은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언급을 꺼리고 있다.

세계일보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도주치사상)를 받은 30대 마세라티 운전자가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주 과정에서 보여준 주도면밀한 행적도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사고 후 마세라티를 버리고 현장을 벗어난 김씨는 또래의 도움으로 벤츠 차량으로 갈아타고 곧장 대전까지 도주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껐고, 조력자 휴대전화로 해외 출국을 위한 항공편을 예약했다.

뺑소니 사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출국금지가 내려지면서 김씨는 해외 도피를 포기하고 다른 조력자로부터 건네받은 대포폰을 이용해 서울로 숨어들었다.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지만, 추가 투입된 경찰이 저인망식 추적에 나서면서 도주 67시간 만에 서울 강남구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붙잡혔다.

대포폰 사용 등 도주 과정의 행적 등으로 조직범죄 경력자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으나 경찰은 관리명단에 이들의 이름이 없다는 이유로 "조폭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직업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지만, 현재 중요한 것은 뺑소니 사고 경위를 정확히 파악해 김씨에 대한 신병 처리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김씨가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편도 4차선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마세라티를 운전하다 새벽 퇴근길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도주하면서 발생했다.

연인 관계인 20대 오토바이 탑승자 2명이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여자친구인 동승자가 사고 당일 사망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편 이날 오후 광주지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이번 사건 운전자와 조력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