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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조전혁 "초중생 시험 부활" vs 정근식 "조희연 혁신교육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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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보수-진보후보 교육정책 비교…내달 3일 선거운동 돌입

'교권 강화' 뜻 같지만 趙 "학생인권조례 폐지" vs 鄭 "소통으로 신뢰 쌓아야"

"경찰관 전담하는 '학교안전 111' 도입" vs "학생·교사 감정코칭 강화"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보수와 진보 단일후보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서대연 기자 =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중도우파 단일 후보로 추대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왼쪽)과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로 확정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2024.9.25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수진영 단일 후보인 조전혁(趙全赫) 후보는 당선된다면 초·중학교 시험을 부활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반면 진보진영의 정근식(鄭根埴) 후보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을 계승하되 기초학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 교권 침해와 관련해선, 양 후보 모두 교권이 강화돼야 한다고 보면서도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다른 생각을 드러냈다.

조 후보는 '교권의 수호자'가 되겠다며 학생인권조례 폐지 등을 언급했고, 정 후보는 혁신교육 안에서 소통을 통해 교사와 학생의 상호신뢰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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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단일 후보로 추대된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
[조전혁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조전혁 "시험은 교육적 측면 커" vs 정근식 "창의적 교육 강화"

29일 연합뉴스가 두 후보의 발언과 공약 등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조 후보는 진보교육감 시절 폐지된 지필평가의 부활을, 정 후보는 현행을 유지하되 기초학력을 키우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는 진보교육감 때 시행된 초등학교 지필고사 폐지와 중1 자유학기 시행에 반대하며, '가르치는 곳'으로서의 학교를 강조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보좌파 교육감 쪽에서는 시험을 단순한 경쟁의 도구로 생각하고 죄악시한다"며 "그러나 시험은 교육적 측면이 대단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을 안 치니깐 아이들이 자기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모른다"며 "돈이 있는 아이들은 학원에 가서 레벨 테스트를 받고 모자란 부분은 더 공부해서 실력을 키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실력을 회복할 기회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아직 구체적인 공약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런 생각을 유지한다면 현재 중1까지 치르지 않는 시험을 전격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조 후보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지필평가 폐지로 학력 진단이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 학력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며 "아이들 기초학력을 챙겨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다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정 후보는 조희연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 틀을 그대로 유지하되, 학력 저하에 대한 지적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입에서도 오지선다형 시험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답을 고르는 식의 교육은 개선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늘 질문이 있는 교실', '독서와 현장 수업을 통해 창의적 질문을 할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기초학력 부진, 경계선 지능, 난독, 난산 등을 겪는 학생에게 전문적 진단을 실시하고, 맞춤형 교육을 하는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일컫는 말) 걱정을 덜고 수학을 창의적으로 즐기는 '수호(數好)자' 교육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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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는 정근식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교권 강화' 이견 없지만…"학생인권조례 폐지" vs "소통으로 신뢰 회복"

두 후보 모두 교권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한다.

그러나 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통해 교권을 보다 강력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정 후보는 교사와 학생 간 '소통'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조 후보가 당선된다면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추진되는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가속할 수 있다.

조 후보는 "교권과 학생의 인권은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고 충돌해서도 안 되는 개념"이라며 "교권이 살아야지 학생의 인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 교권 수호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학생의 인성 교육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지혜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체인지'(體仁智) 교육을 하겠다고 공약했다.

정 후보는 서울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법이 만들어지는 등 법적·제도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점을 더 큰 문제로 지적했다.

학교장과 교육감의 역할을 더 강화해 현장 교사가 체감할 수 있는 교권 보호책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교권 침해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고, 학생과 교원을 상대로 감정코칭을 강화해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관계의 역량을 키우겠다"고 공약했다.

이 밖에도 조 후보는 학교폭력을 넘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딥페이크 성범죄 등 디지털 범죄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학교별로 상담(교)사 1명, 변호사 1명, 경찰관 1명을 전담시켜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학교안전 111'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정 후보는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함께 책임지는 '혁신교육 거버넌스' 실현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혁신교육 플러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계층 간 교육 격차를 파악하는 지표를 개발해 그를 해소할 체계적인 실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교육의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등 3개 단체는 다음 달 7∼8일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의 교육정책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심층 면접을 개최한다. 후보들의 참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오는 10월 3일부터 15일까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사전 투표는 10월 11∼1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본투표는 같은 달 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뤄진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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