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가족은 여러 명인데 영양제는 하나? 나이대별 ‘정밀영양’으로 관리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터뷰] 오상우 정밀영양협회 공동회장

40대 남성 심혈관, 여성 관절염 급증

성별·생애주기별 필요한 영양 달라

한국인 10명 중 6~7명은 식사 외에도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체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한다. 내 몸에 필요한 최적 영양 솔루션은 연령·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남녀 생활습관 차이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 요구량이 달라지는 것에 착안한 개념이다. 질병 발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 특히 남녀 생애주기별로 호발하는 질병이 다르다. 오상우(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대한정밀영양협회 공동회장에게서 일상적 건강관리를 위한 정밀 영양(Precision nutrition) 솔루션에 대해 들었다.

Q : 건강하게 늙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A : “그래서 나이에 따른 최적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 늙어서도 더 나은 일상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멀티비타민의 섭취와 노화로 인한 눈, 심혈관 건강, 인지 능력 등에 대한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일 멀티비타민 섭취가 인지 노화 속도를 60%가량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 상태에 따라 심혈관 질환 위험도도 차이를 보였다.”
중앙일보

오상우 회장은 “생애주기별로 내 몸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정밀영양적 접근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 연령·성별에 따라 보충해야 할 영양소가 왜 다른가.

A : “연령·성별에 따라 많이 발생하는 질환의 양상이 뚜렷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 발병률은 증가한다. 기준은 40대 이후부터다. 이 시점부터 연령 의존적으로 만성질환 발생률이 늘어난다. 그런데 연령·성별에 따라 건강상으로 문제가 되는 요소가 다르다. 예컨대 같은 40대라도 남성은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치솟지만 여성은 관절염, 골다공증, 이상지질혈증 발병률이 급증한다. 안구건조증은 20대 이후부터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간경화 등 간 질환은 남성이 30대부터 증가한다. 생애주기별로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정밀 영양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Q : 한국인은 멀티비타민 등 영양 보충제 섭취율이 높은 편 아닌가.

A : “아프기 전에 자신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챙기는 셀프 케어 인식이 높아서다. 정기적으로 영양제를 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8년에는 61%였지만, 2020년 기준으로 75%로 더 증가했다. 그런데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2019~2021) 데이터를 통해 연령대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를 충분하게 섭취하는지 살펴봤더니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남녀 모두 칼슘·마그네슘·오메가3·비타민D 등 미량 영양소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영양소의 양은 다르다. 온 가족이 동일한 제품을 먹으면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챙기지 못할 수 있다. 20대 아들과 50대 엄마의 영양제는 달라야 한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은 정밀영양을 통한 일상적 건강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인의 연령·성별 등 생애주기별로 부족한 영양소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글로벌 멀티비타민 브랜드인 센트룸에서 ’생애주기별 접근법을 통한 정밀영양’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지원한 배경이다. 생애주기별 건강 상태와 영양 섭취 등을 분석해 보편적 정밀영양의 적용 가능성을 탐구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국제학술지인 Cureus에 게재됐으며, 오상우 교수를 포함해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 헤일리온 코리아 센트룸 의학·학술팀 이혜인 팀장 등이 참여했다.

Q : 특정 영양소 부족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나.

A : “물론이다. 한국 여성은 특히 칼슘·비타민D의 평균 섭취량이 부족한 편이다. 특히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면서 영양소의 평균 섭취량과 필요량 간의 격차가 젊은 연령대보다 더 컸다. 이런 영양 불일치는 40세 이후부터 관절염, 골다공증 등 근골격계 질환 발병률 증가로 이어진다고 본다. 뼈 건강을 위한 칼슘 보충은 골밀도가 최고조에 이르는 연령인 20~35세 전후로 시작해야 전신 건강에 긍정적이다. 심혈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인 EPA·DHA 등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부족한 한국 남성은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동년배 여성보다 높았다. EPA·DHA 보충으로 심근경색증, 관상동맥 질환 위험을 줄이는 심혈관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 부족·결핍 영양소 보충이 중요한 이유다. 성별·생애주기별로 부족한 영양소를 더 세분화해 채워야 한다.”

Q : 젊을 때 영양소 보충이 중요한 이유가 있나.

A : “영양 상태 최적화로 건강상 문제가 생기기 전에 대비할 수 있어서다. 지금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고, 언제 자는지 등 평소 생활 패턴이 10년 후, 20년 후의 건강 상태를 결정한다. 특히 19~39세 청년기의 건강 습관, 생활 패턴은 후기 생애주기 건강과 만성질환 발생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심혈관이 좁아지면서 발병하는 심근경색의 경우 10대 때부터 혈관에 염증 반응이 지속·반복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적어도 건강상 문제가 나타나는 40세 이후부터는 체계적 영양 보충에 신경 써야 한다. 요새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영양 불균형이 점점 더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여 걱정스럽다. 필수 비타민, 미네랄, 생리활성물질 등 기능성을 확인한 여러 영양소 보충이 황반변성 등 연령 관련 질환이나 만성질환에 대한 보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잠재적으로 건강한 노화를 돕는다. 물론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통해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나이에 따라 어떤 영양소를 얼마나 보충해야 하는지, 어떤 식품에 어떤 영양소가 들어 있는지 등 제대로 아는 경우는 많지 않다. 건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내 몸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맞춤형으로 보충하는 정밀 영양적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