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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검찰과 법무부

검찰, '티메프 미정산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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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히 조사 받겠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를 30일 소환했다. 사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7월 말 검찰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본격화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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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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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은 이날 오전 구 대표를 1조4000억원대 사기·5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재무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알면서도 돌려막기식 영업을 하는 데 관여했는지, 티메프 등 각 계열사 재무팀을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통합한 구조를 활용해 계열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는지, 이 과정에서 구 대표의 직접 지시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55분쯤 검찰청사로 들어가면서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수사팀은 그간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이시준 큐텐그룹 재무본부장 등을 소환조사하며 “구 대표가 미정산 사태의 정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에게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자금 흐름을 보고했고, 이로 인한 위험성도 경고했다는 것이 핵심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술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구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열사에 5%의 역마진 프로모션을 진행하라는 지시 등을 내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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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진 티몬 대표(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대규모 환불 지연 사태와 관련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나란히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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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익스프레스는 티몬‧위메프에서 판매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맡았는데, 역마진 상품의 판매가 늘어나면 티몬‧위메프의 손실이 누적되고, 큐익스프레스의 매출은 늘어나는 구조다. 류광진 대표는 지난 19일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물동량을 늘리는 것은 큐텐그룹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고,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에 상장돼야 큐텐그룹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을 계속 하셨다”고 했다.

티몬‧위메프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계열사들 사이에 무분별하게 자금이 오간 정황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티몬에 돈이 없으면 위메프에서 돈을 끌어오거나, 그 반대의 자금 대여가 있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티몬‧위메프와 별개의 법인인 큐텐테크놀로지가 티몬과 위메프의 법인 인감도장, 법인 계좌 등을 관리하며 이들 업체의 자금을 대신 관리했다는 정황도 수사팀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위메프는 큐텐테크놀로지에게 용역비 명목으로 총 5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해당 용역을 큐텐테크놀로지가 자체적으로 체결했다는 것이다. 류광진 대표는 언론에 “제가 갖고 있지 않은 법인 도장이 찍힌 것이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날 구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하는 대로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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