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네이버·유튜브·네이트에서 한중 경쟁산업 분야 키워드로 기사나 동영상을 검색하고 거기에 달린 댓글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작성자가 중국인으로 의심되는 댓글 출처 계정을 네이버에서만 70여 개 찾아냈다. 그 계정들은 서로 팔로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2개 그룹으로 나뉘어 한국 제품이나 기업 관련 기사 등에 줄곧 부정적 내용의 댓글을 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 키워드 기사나 동영상에 한국인 추정 계정들은 댓글을 달기도 하고 안 달기도 하는 반면, 중국 추정 계정들은 대부분 일제히 댓글을 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댓글과 다른 중국인 계정 댓글의 이런 특성은 그것이 조직적인 행동임을 보여준다.
중국인 추정 계정의 댓글 내용은 “현기차 10년 이내에 망한다”, “쿠팡이 국내 기업인가? 다 중국산 아닌가?”, “중국에 따라잡히는 건 시간문제”, “전기차는 중국산이 최고”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댓글이 가끔씩 달린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표현을 달리해가며 장기간 계속해서, 그것도 조직적으로 달리는 것은 일종의 국가 간 인지전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취지다. 인지전은 적의 지도부나 국민에게 가짜 정보를 인식시켜 비합리적 결정을 내리게 하거나 실수를 유도해 승리를 노리는 전쟁 수행 방식을 말한다.
중국발 비방 댓글을 지켜만 볼 단계는 지났다. 정부는 중국발 댓글의 배후를 세밀히 조사해 보고 사이버 경제 안보 차원의 법적·제도적 대응에 속히 나서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들도 여론조작에 악용될 수 있는 조직적 댓글 달기의 차단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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