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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세수결손 나비효과?…기초단체 아동 급식 예산도 '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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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지역아동센터 급식→도시락 전환 검토

정부, 2년 연속 세수 결손 '역대급 수준'…지자체 예산에 악영향

'재정자립도 14%' 기초단체, '재정 영끌' 신청사 건립 추진

열악한 재정·청사 안전·부족한 세수…"민생·복지 예산 축소는 주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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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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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약 3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수결손이 현실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재정에도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방교부세 등 정부예산 의존도가 높은 기초자치단체는 아동 급식도 손봐야 할지 검토할 만큼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 미추홀구, 지역아동센터 급식→도시락 전환 검토


1일 인천시와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미추홀구는 예산 부족으로 내년부터 일부 지역아동센터 급식을 도시락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추홀구에는 지역아동센터 14곳이 있는데 이 가운데 8곳은 직접 급식을 제공했다. 지난해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급식을 제공했지만 예산이 여의치 않자 6곳을 도시락 제공으로 변경했고, 올해도 재정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내년에는 도시락 제공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급식을 도시락으로 전환하는 것은 '서비스 질 하락'을 의미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동·청소년에게 제공하는 식사는 같은 값이면 급식이 도시락보다 메뉴나 재료 신선도, 영양소 공급 등 모든 측면에서 월등히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미추홀구는 급식을 중단하면 급식노동자들의 인건비 1억2천만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전체적인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어 도시락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에게 무료로 급식, 교육, 놀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애초 이 시설들은 정부예산으로 운영됐지만 2005년부터 순차적으로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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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정정훈 세제실장(오른쪽)이 지난달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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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년 연속 세수 결손 '역대급 수준'…지자체 예산에 악영향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현 정부의 세수공백의 '나비효과' 가능성을 제기한다. 정부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지자체에 지급되는 예산이 줄었고 이에 자체 예산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던 지자체들이 예산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아동복지 사업의 '칼질'도 검토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6일 '2024년 국세 수입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국세 수입이 예산 367조3천억원 대비 29조6천억원 부족한 337조7천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역대급인 56조4천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는데, 올해도 세수가 30조원가량 적게 들어올 것이라는 의미다. 올해 국세 수입은 지난해 344조1천억원보다 6조4천억원 적다.

기재부가 2년 연속으로 세수 재추계를 공식 발표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2년째 세수결손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세수결손은 지자체가 내려받는 지방교부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방교부세는 지자체 재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국세 수입이 감소한 만큼 지방교부세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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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의 2024년 재정 상황 및 최근 5년간 재정자립도 추이. 미추홀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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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자립도 14%' 기초단체, '재정 영끌' 신청사 건립 추진


특히 미추홀구는 수도권에서도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단체에 속한다. 미추홀구가 공개한 올해 재정 자료를 보면 미추홀구의 올해 예산 규모는 모두 9840억원이다. 이 가운데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의 자체 세입은 1412억원이고, 나머지 8428억원은 지방교부세와 조정교부금 등의 정부예산이다.

재정자립도 역시 14.34%에 불과하다. 비슷한 규모의 기초단체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21.33%였던 걸 감안하면 평균보다도 7%p가량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세수공백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열악한 재정 상황을 타개하는 과정에서 복지 예산 축소도 검토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미추홀구는 2022년부터 2026년 착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1056억원 규모의 신청사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이 재원을 청사건립기금 500억원, 인천시 지원 320억원, 지방채 발행 166억원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청사건립기금을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해마다 100억원씩 적립하기로 했는데 2년차인 올해 적립된 기금은 110억원으로 목표의 22%에 불과하다. 열악한 재정 속에서 신청사 건립 예산을 끌어모으다 보니 다른 주요 사업 예산을 줄이거나 신규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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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청사. 미추홀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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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재정·청사 안전·부족한 세수…"민생·복지 예산 축소는 주민 피해"


미추홀구는 신청사 건립사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미추홀구는 1950~1960년대에 세워진 경인교대 건물을 1991년부터 청사로 사용하고 있다. 해당 청사는 2021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미추홀구처럼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단체 가운데 중요 역점사업 등으로 인한 예산 조정이 불가피한 자치단체에서 민생·복지 예산 '칼질' 분위기가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은 전망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이광호 사무처장은 "정부의 연이은 재정결손의 영향으로 기초단체의 각종 사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단체의 피해가 클 텐데 민생·복지 예산을 하향 조정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추홀구 관계자는 "현재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단계여서 지역아동센터 급식 예산 전환 등은 단순히 검토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라며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는 언제든지 상황이 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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