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사열차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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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을 맞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시가행진’이 열리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군사독재 시절 권위주의적 발상으로 기획된 군사 퍼레이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와 전쟁없는세상 등은 1일 논평을 내고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윤석열 정부의 실패한 군사대결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선전용 행사에 불과하다”며 “더는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년 만에 시가행진을 부활시킨 데 이어, 2년 연속 서울 도심 시가행진을 추진하며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이들 단체는 “취임 이래 대통령이 나서서 ‘전쟁 불사’를 주장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했지만, 그럴수록 군사적 위험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남북 간에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나고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제어할 장치가 윤석열 정부에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시가행진은 “이미 실패한” ‘무력을 통한 해결’을 정당화하는 행사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국민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서울 인근 상공에 나타날 것으로 알려진 ‘핵 폭격기’를 두고는 “남북 간 군사적 불신과 대결을 격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핵 폭격기까지 동원한 공격적인 무력시위”라며 “북한 핵 문제가 한미 동맹의 압도적 재래식 화력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군비 격차에 의해 촉발된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8.15 통일 독트린’, 즉,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발표한 후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북한에) 더욱 자극적으로 비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과시성 행사’에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 불편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에 102억을 지출한 국방부는 올해에는 79억을 편성했다. 지난 7월 국회예산정책처는 ‘예산 낭비의 우려가 있으므로, 대규모 행사의 개최 주기와 빈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면서 “도심에서 전투기를 비롯한 군사 장비를 대규모로 운용하는 군사 퍼레이드를 연례행사화하는 것은 예산 낭비 외에도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인다”고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시가행진 행사로 낮 1시께부터 군 병력과 기갑 장비부대 이동로, 시가행진 구간에 대해 교통통제를 한다고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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