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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노출을 위한 노출 NO"..'파격 숏컷' 김고은이 전한 신념('대도시의 사랑법')[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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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나연 기자] 배우 김고은이 ‘대도시의 사랑법’ 속 재희와는 다른 자신만의 신념과 사랑법을 전했다.

3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 주연 배우 김고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과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 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10월 1일 개봉을 앞둔 ‘대도시의 사랑법’은 시사회 이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져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이에 김고은은 “평가가 너무 좋아서 너무 감개무량했다. 사실 개봉이 되는것도 참신기했는데 평가까지 좋으니까 뒷풀이때도 모두가 기분이 좋아있었다. 그 자체로도 보람차더라. 기분이 너무 좋고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대도시의 사랑법’은 김고은이 캐스팅 된 이후 남자 배우를 찾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제작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 작품이기도 하다.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묵묵히 기다린 김고은은 “일단 대본을 봤을때 재밌어서 빠르게 읽힌 대본이었다. 제작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쉽겠다는 생각이 컸다. 제가 작품을 안 하고 이것만 기다린것도 아니고, 그 사이에 ‘유미의 세포들’, ’작은 아씨들’, ‘파묘’까지 작품을 연달아 했기때문에 일을 하면서 이 작품이 메이드 되길 바라는 입장이었다. 그 안에서 고군분투는 사실 감독님과 제작자분들께서 하셨고, 전 차분히 기다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중 김고은은 과감한 스타일과 남 눈치 보지 않는 거침없는 애티튜드로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재희 역을 맡았다. 그토록 김고은을 기다리게 만든 재희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부분에서 되바라진 부분이 있을 수 있고, 20대 초반의 치기 어린 행동에서 나오는 자기 신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것들이 스타트가 돼서 점점 성장해나가고 완전히 또 사회와 현실에 타협해보려고 했던 시기도 있지 않나. 그러다가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거, 원하는 것에 대한 자기 표현을 올바른 방향으로 표현할 줄 알게 되는 게 너무 우리네 삶 같더라. 그런 재희가 읽으면서도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옛 생각도 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재희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그는 “자칫 어떻게 보면 그냥 ‘패션에 관심이 있다’,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다’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되기 쉬운 인물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그 지점을 너무 피하고 싶었고, 대본상에 쓰여진 ‘의식하지 않는다’, ‘자유분방하다’는 느낌을 표현할때 의상적으로 노출이 아니라 ‘언밸런스한데 재희가 당당하게 입으니까 잘 어울리나보다’ 이런 느낌으로 가길 바랐다. 노출은 하지만 노출을 위한 노출이 아니라 그 친구가 갖고있는 조심성 없는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다. 셔츠를 입어도 여미지 않고, 반바지를 입어도 그냥 다리를 올리는 그런 태도에서 보여지는 ‘쟤 되게 자유롭다’ 라는 부분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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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통해 20대의 재희와 30대의 재희를 표현했던 김고은은 자신의 20대 시절을 묻자 “저도 20대때 저만의 생각들이 있었을거고 신념도 있었다. 그런것들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혼자 생각 하기도 했다. 또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속으로 ‘왜 받아들여지지 않지?’, ‘왜 이렇게 다름을 틀리다고 하지?’ 억울했던 지점이 있었다”며 “20대때가 가장 그렇지 않나 싶다. 가장 불안정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성인이라 사회에 던져지긴 했는데 혼자 해결해야할건 많고 그럴때니까. 제일 많이 혼자 고군분투한 것 같다. 이 방향이 맞을까, 저방향이 맞을까 생각도 해보고.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유연함이 생기지 읺는다. 혼자서 내면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딪히거나 하면서 이리저리 나만의 방향을 계속 찾아보려 하는 과정이었다”고 돌이켜 봤다.

특히 작품 속 재희의 사랑법과 김고은의 사랑법은 다르다고. 김고은은 “재희가 그게 조금 아쉽다. 남자 보는 눈을 좀 키워야한다”고 크게 유감을 표했다. 그는 “사실 재희는 자존감이 굉장히 낮은 친구다. 자기 자존감이 낮은걸 감추기 위해서 그렇게 더 겉으로 포장을 많이 하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 안에서 가장 큰 결핍이 사랑받지 못함이었고, 당장 채울 수 있는 게 연애였던 것 같다”며 “재희가 20대 때 중요시 생각하는 게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성격이 어떻고, 외모가 어떻고, 인성이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게 20대 시절 재희의 가장 큰 성장통”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저는 다르다. 오래 봐야해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20대때도 재희처럼 그렇진 않았다”며 “저는 저다울수 있어야 한다. 장난도 잘 쳐아하고 편할 때 나오는 저의 본연의 모습들이 나와야지만 관계가 진전이 된다”고 차이점을 짚었다. 또 동기인 이상이가 '핑계고'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시절 김고은의 인기가 많았다고 언급했던 것에 대해 “인기는 인지했다"면서도 "한예종 여신은 아니다. 저희때는 '여신' 이런 단어가 없었다. 그냥 '쟤 누구야' 이런 정도”라고 민망해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고은은 현장 분위기를 묻자 “재밌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저희가 되게 짧은기간 촬영했다. 두달 반. 그렇게 짧게 촬영한 영화는 처음이었다. 근데 그 안에 지금은 편집이 돼서 2시간 정도 분량이 나왔지만 처음에는 훨씬 더 많은 분량이 나올 정도로 가득가득 채워서 다양한 장면들을 촬영했기때문에 동지애같은 느낌이 있었다. 열악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든 대본에 나와있는 것들을 다 해내보자 라는 마음으로 독립영화 찍듯이 ‘해 보자’, ‘할수있어’ 이런 느낌으로 촬영했다. 학생 때 영화 찍었을 때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하고. 재밌게 찍었다. 치열하게 찍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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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현과의 호흡도 전했다. 김고은은 “(노상현이) 워낙 치열하게 고민 많이 하고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감독님하고 촬영하기 전에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다. 상현씨 얘기도 많이 듣고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러고 나서 서로 합을 짜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확 받는 순간도 있고. 대화를 굳이 하지 않아도 신에 들어가면 잘 맞고 하는 부분이 점점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촬영 전 고민이 많은 노상현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는 그는 “저는 원래도 현장에서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각이 많아지면 없애려고 게임같은 걸 계속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촬영 초반에는 긴장을 많이 한다고. 김고은은 “첫 촬영 전날은 잠을 포기한다. 거의 모든 작품이 그런것 같다. 잠이 안온다. 그정도로 긴장이라고 해야할지, 다른 배우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만의 느낌은 준비되지 않은 채 가는 듯한 그런 시험대에 오르는 느낌일 수 있고 발가벗은 느낌 같은 것들이 있어서 첫 촬영이 가장 떨린다. 초반엔 계속 불안함이 있는 것 같다. 그게 빨리 없어지길 바라면서 촬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군분투 속에서 찍은 작품인 만큼 김고은은 “극장에 걸린 영화니까 최대한 길게 걸려있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맡은 재희에 대해서는 “재희를 그냥 보면 ‘친해지면 피곤해질 것 같다’ 등 여러가지 인상을 줄 수 있는 친구라 생각한다. 하지만 재희는 누구보다 여리고 순수한 친구다. 너무 여리고 순수하기때문에 하는 표현들이 서툴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친구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 재희를 너그럽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대도시의 사랑법’ 개봉을 앞두고 김고은은 차기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 ‘자백의 대가’를 연이어 촬영 중이다. 작품을 위해 파격 숏컷을 감행한 김고은의 모습이 지난 13일 진행된 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에서 처음 공개되면서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바. “제가 (캐릭터를) 생각했을때 숏컷이 떠올랐다”며 스스로의 판단으로 숏컷을 택했다고 밝힌 그는 “기왕 할수있으면 숨겨보려고 했는데 부자연스러운것 같더라”라고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숏컷 스타일을 공개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반응이 엄청 좋을거라고 생각은 못했다. 제가 예쁘자고 자른게 아니니까 ‘어쩔수 없지’ 이런 생각으로 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행스러웠다”고 밝혀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더욱 높였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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