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1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10년 만에 바뀌는 나토 사령탑…마르크 뤼터가 앞둔 과제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신임 나토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마르크 뤼터(57) 전 네덜란드 총리.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미·유럽 국가 간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일(현지시간) 10년 만에 새 사령탑을 맞이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신임 나토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마르크 뤼터(57) 전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공식 취임한다. 네 차례 임기(2014~2024년) 동안 나토를 이끈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뒤를 잇는다.

뤼터 신임 총장은 지난 6월 북대서양이사회에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지명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 대선 등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 안정을 선택했다는 외신 평가가 나온다. 그가 1949년 나토 창설국인 네덜란드의 ‘역대 최장수 총리’라는 점에서다.

뤼터는 지난 2010~2024년 4번의 연립 정부를 이끌었다. 글로벌생활용품회사 유니레버 인사담당자로 근무하다 2002년 총선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하원의원에 이어 고용사회부, 교육문화과학부 정무장관을 역임했고, 2006년 자유민주당(VVD) 대표로 선출됐다. 총리 시절 유럽연합(EU) 내 대(對)러시아 강경론을 주도하며 ‘푸틴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나토 안팎에선 뤼터가 오랜 기간 중재자 겸 협상자로서의 경험을 지닌 만큼 회원국 간 결속과 이견 조율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샤올롱그렌 전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로이터 통신에 “(일을) 진전시키고 타협점을 찾고 사람들을 설득해본 그의 풍부한 경험이 (나토를 이끌 때)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평했다.

중앙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토는 미국 대선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국의 ‘아시아판 나토’ 행보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나토의 방위 기여에 회의적인 시각을 숨기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뤼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10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선 “유럽이 미국보다 적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며 “내가 (나토를 상대로) ‘돈을 안 내면 보호하지 않겠다’고 말해 그들이 방위비를 냈다”고도 말했다.

이에 스톨텐베르그 당시 총장이 “안보 도전은 거대하고 경쟁은 너무 치열해서 어느 국가도 혼자서는 이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훼손하려는 모든 정책은 미국의 최고 자산을 허비하는 행위”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나토 역시 중국을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전에서 중국의 우회적 러시아 지원을 어떻게 차단할지도 당장 그가 맞닥뜨린 과제 중 하나다. 미국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가 수입한 초소형 전자부품의 90%, 지난해 4분기 공작기계 수입의 70%가 중국산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스톨텐베르그 전 총장은 지난달 6일 중국에 러시아의 불법 전쟁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무기나 부품을 공급하지 않는다”며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 취임식에 선 뤼터 신임 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 비판한 전임과 다르게 “트럼프가 (중국 문제와 관련해 나토를 압박했었던 건) 옳았다(He was right)”라고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불확실한 미국 대선을 앞두고 회원국의 결속을 다지는 모습이다. 그는 “(네덜란드 총리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과 4년간 함께 일했다”며 “그는 당시 우리에게 방위비를 더 많이 지출하라고 밀어붙였고, 그는 그것을 달성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후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훌륭한 기록을 가진 매우 존중받는 지도자”라고 높게 평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