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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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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신임 사무총장 “나토가 중국에 강경해진 건 트럼프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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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 사무총장 취임식에서 “트럼프 선견지명 있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임 사무총장이 중국에 대한 나토의 견제력이 강화된 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마크 뤼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신임 사무총장이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취임 일성을 전하고 있다. 브뤼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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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뤼터 사무총장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한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다. 미 대선이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재집권 시 ‘뤼터호’가 초반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회원국들의 우려가 반영된 질문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그런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미국 대선 결과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부터 문제 삼은 유럽 회원국의 저조한 방위비 지출 관련 방위비 목표치(각국 GDP의 2%)를 이행한 나라가 2014년 3개국에서 현재 23개국으로 늘었다며 “트럼프가 밀어붙인 덕분에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토가 중국에 대해 과거보다 강경해진 것과 관련해서도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처음 얘기했을 때만 해도 모든 이가 우리가 직면하게 될 위험에 대해 인식했던 건 아니다”라며 “나는 그가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본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푸틴 저격수’라는 자신의 별칭답게 강경하고 단호한 어조로 “푸틴은 우리가 굴복하는 일이 없을 것이란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네덜란드 총리 시절 대응을 진두지휘한 10년 전 ‘여객기 격추 사건’을 거론하며 “현재의 전쟁은 우크라이나 최전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사건은 2014년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 MH17편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사된 러시아산 부크 미사일에 격추된 일이다. 당시 희생자 298명 중 196명이 네덜란드인이었다. 중국을 향해서는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결정적 조력자’로 규정한 7월 나토 정상회의 합의를 상기하면서 중국의 러시아 이중용도 제품 지원, 제재 우회 등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을 17∼18일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초청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들 국가와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러시아 크렘린궁이 이날 뤼터 취임에 대해 ‘나토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논평한 것을 두고 “크렘린궁이 (나토에) 훌륭한 취재원을 둔 것 같다”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보 정세 격변 시기에 자신이 ‘최고 적임자’임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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