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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北지휘부 겨냥한 현무-5… 헤즈볼라 때린 벙커버스터 위력의 1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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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에 軍 무기 체계 총출동

제76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1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는 ‘괴물 미사일’ 현무-5를 비롯해 유사시 북한을 제압할 우리 군 무기 체계가 총출동했다. 미국의 최첨단 전략 자산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B-1B가 국내 행사에 동원된 건 처음으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괴물 미사일 ‘현무-5′ 처음 공개

이날 처음 공개된 현무-5는 재래식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전술 핵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갖추고 있다. 통상 탄도미사일 탄두는 1t 수준인데 현무는 탄두 무게가 8t에 달한다. 재래식무기로는 최강급 파괴력을 지녔고, 지하 100m 이하에 있는 적 구조물도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 및 지하 핵 시설 파괴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타격에 활용한 벙커 버스터(BLU-109)는 탄두 중량 870㎏으로 지하 60m 속 구조물 파괴가 가능한데, 현무는 탄두 중량만 놓고 보면 이의 10배에 달하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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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엔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도 시가행진이 열려 도보 부대가 함께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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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현무-5는 9축 18륜 이동식 발사 차량(TEL) 위에 미사일이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캐니스터)이 얹힌 형태였다. 발사 차량 길이는 20m 미만으로 추정되는데, 미사일 발사 시 발사 차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발사 후 공중에서 점화되는 ‘콜드 론치’ 방식이 적용됐다. 해당 차량은 운전석이 전면을 바라본 채로 타이어만을 돌려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측면 기동 능력을 선보였다. 바퀴 18개가 모두 같은 각도로 기울어 일종의 ‘게걸음’처럼 보였다. 이날 행사에서 군은 “현무는 북한 전 지역에 대해 초정밀·초고위력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 따르면 8t 탄두의 현무-5는 사거리 300㎞ 수준이나 탄두 중량을 1t으로 줄이면 사거리는 300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형 3축 체계 무기 총출동

이날 우리 군은 북한 핵, 대량 살상 무기를 억제하는 ‘한국형 3축 체계’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 체인(Kill-Chain),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대량 응징 보복(KMPR)을 더한 개념이다. 현무-5와 함께 군은 KMPR의 다른 한 축인 ‘타우러스’ 미사일도 공개했다. F-15K 전투기에 탑재하면 대전 상공에서도 북한 평양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작년 국군의 날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고, 올해 전력화를 마친 장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L-SAM)은 2년 연속 모습을 드러냈다. L-SAM은 고도 40㎞ 이상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로 KAMD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도 모습을 나타냈다. 킬 체인 핵심 전력 중 하나인 스텔스 전투기 F-35A도 편대를 이뤄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과 지난 6월 국내에 도착해 전력화된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 초계기도 국군의 날 기념식에 처음 등장했다. 이 밖에도 네 발로 이동하는 개[犬] 모습의 대(對)테러 작전용 다족 보행 로봇도 등장했다. 시속 4㎞ 이상으로 움직이며 20㎝ 높이 계단 등 수직 장애물을 오를 수 있다. 테러 발생 시 현장에 투입되거나 전방 경계 근무 등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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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일 오전 제76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서울 송파구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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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본토서 전략폭격기 전개, “확장 억제 재확인”

이날 오전 기념식 분열(分列)의 마지막은 미국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이를 호위한 우리 공군 F-15K 2기가 장식했다. 이날 B-1B는 통상 한반도 전개 시 출발하던 괌 앤더슨 기지가 아닌 미국 본토 텍사스 다이스 공군 기지에서 날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B-1B는 전략폭격기 B-52보다 은밀하고 신속하며, 스텔스 전략폭격기 B-2의 3배 이상 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 적 종심을 융단폭격할 수 있는 폭장량을 갖췄고, 북한 공군력과 방공망으로는 사실상 요격 등 대응이 불가능해 북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기로 꼽힌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괌 앤더슨 기지에 순환 배치된 B-1B가 없더라도 유사시 미국 본토에서 B-1B가 출격해 북한을 응징할 수 있다는 작전 능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미국의 대북 확장 억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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