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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국제유가 흐름

국제유가 1년새 24.9% 떨어져… 정유업계 수익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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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위기속 긴장감 높아도

사우디 증산 유력해 유가 안정적

팬데믹때보다도 정제마진 줄어

연내 中 원유수요 확산에 기대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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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배럴당 93달러를 넘겼던 국제 유가가 지난달 70달러까지 하락하며 정유업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유업계 실적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코로나 팬데믹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동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이 유력한 만큼 유가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가격은 배럴당 68.17달러로 지난해 9월 말(90.79달러) 대비 24.9% 하락했다. 지난달 10일에는 연중 최저점인 65.75달러를 찍기도 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가격도 4월 배럴당 80∼90달러대에서 지난달 7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수장을 사살하는 등 중동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인데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보통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사건이 발생하면 국제유가가 불안정해지지만 국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 원유 수요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산유국들의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달 정기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211만 배럴에서 203만 배럴로 낮췄다.

게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려왔고, 이에 따라 OPEC의 주축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 주도권을 확대하기 위해 12월 감산 규모 축소를 준비 중인 점도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경유, 휘발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업계의 3분기(7∼9월)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63달러로 떨어졌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값인 정제마진은 보통 4, 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져 있다.

1.63달러 수준의 정제마진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연평균 정제마진(1.8달러)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연평균 정제마진은 2021년 3.9달러, 2022년 12.9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9.0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이 미리 사놓은 원유 가치 평가도 하락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30일 에쓰오일이 3분기 시장 전망(영업이익 약 3300억 원)을 크게 밑도는 3329억 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 부문의 적자 규모를 5273억 원으로 예상했는데 재고평가손실이 175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 하락세를 반등시킬 변수는 중국이다. 최근 중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서 원유 수요가 다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하락과 재고평가손실로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이 3분기 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4분기 실적은 중국 경기 부양 움직임에 따른 국제유가 향방 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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