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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중남미 가톨릭, "여성 사제 등 교회도 변해야" 확산 [세계·사람·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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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 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한국일보

각국 가톨릭 신자, 이슈 별 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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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톨릭 신자가 몰린 중남미와 미국의 가톨릭 평신도들이 피임과 여성 사제, 동성혼 등의 이슈에서 기존 교리와 다른 의견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피임’에 대해 아르헨티나(86%)를 비롯해 미국(83%) 칠레(80%)의 가톨릭 신자들은 가톨릭교회의 입장과 어긋나는 의견을 내놨다. 가톨릭에선 ‘생식을 불가능하게 하는 모든 행위는 죄악’이라고 보고 있다. 이 조사는 퓨리서치센터가 1~4월까지 중남미 6개국(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과 미국의 가톨릭 신자 5,70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여성 사제의 서품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도 미주 대륙의 신자들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답했다. 브라질이 83%로 가장 높았고, 아르헨티나(71%) 칠레(69%) 페루(65%) 미국(64%) 콜롬비아(56%) 등에서도 찬성 비율이 높았다. 다만 멕시코에서는 47%만 찬성했다. 서품이란 가톨릭교회에서 성직을 수여하는 의식인데, '세례 받은 남성만이 성직 서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톨릭의 교회법(1024조)의 규정이다.

세태 변화를 반영하는 이슈에서는 국가별로 미묘하게 엇갈렸다. ‘가톨릭 사제의 결혼 허용’에서는 미국(69%)과 칠레(65%) 아르헨티나(64%)에선 찬성 비율이 높았지만 페루(32%) 멕시코(38%)에선 반대 비율이 높았다. 성소수자의 ‘동성혼 허용’에 대해서도 찬성률이 아르헨티나(70%) 칠레(64%) 페루(32%) 콜롬비아(40%) 등이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일보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2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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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문항도 포함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전히 인기가 높았지만, 선출 직후였던 2013년 직후보다는 하락했다. 특히 출생국인 아르헨티나에서는 2013년에는 98%의 신뢰도를 보였으나 올해는 74%에 머물렀다. 미국에선 같은 기간 85%에서 75%로, 칠레에선 79%에서 64%로 낮아졌다. 콜롬비아(93%→88%), 브라질(92%→84%) 등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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