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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란,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0기 발사 ‘보복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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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사일 90% 목표물 명중”

이스라엘 “대부분 격추, 공격 실패”

‘재보복’ 예고…중동 정세 안갯 속으로

경향신문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예루살렘 상공에 발사체가 관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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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1일(현지시간) 탄도미사일을 대규모 발사하는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이 대부분 방공망에 격추되는 등 공격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재보복을 예고해 중동지역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미사일 약 180기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응해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를 드론과 미사일로 공습한 지 약 5개월 만에 단행한 공격이다.

이란은 이번 미사일 공격이 지난 7월 말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피살된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지난달 27일 레바논에서 폭사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연이어 폭사했다.

앞서 이란은 하니야가 자국 수도 한복판에서 암살되자 이스라엘에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나, 2개월 넘도록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이에 이란이 이스라엘의 암살에 대응은 해야하지만 확전을 피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을 주축으로 한 반미·반이스라엘 연대인 이른바 ‘저항의 축’을 겨냥한 공세를 강화하자 결국 이날 군사 행동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에 이주째 강도 높은 폭격을 퍼붓는 한편,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나스랄라를 살해한 데 이어 이날 새벽엔 레바논에 국지적 지상전을 개시했다.

외신들은 목격자를 인용해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들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미사일 발사 사실이 포착되자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 사이렌을 울리고 방공호로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공습 경보가 발령된 지 약 1시간이 지나 이스라엘군 국내전선사령부는 대피령을 해제했다.

텔아비브에 위치한 벤구리온 국제공항은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고 요르단, 이라크 등 인접국도 영공을 폐쇄했다. 이란도 2일 오전 10시까지 자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고 반관영 ISNA 통신이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사기지 3곳이 타격받았다며 “미사일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이란 작전에 반응하면 더 압도적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번 공격에 이란의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이 쓰였다고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의 공격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회의에서 “이란의 공격은 실패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첨단인 이스라엘의 방공 체계 덕분에 그 공격은 저지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방어에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미국의 방어 지원에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번 공격은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효과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하며 “우리는 이 공격에 대한 엄중한 후과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해왔으며, 이를 위해 이스라엘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텔아비브에서 미사일 파편에 맞아 2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팔레스타인 매체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팔레스타인 주민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이란 언론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 배치된 최신예 F-35 전투기 20대가 파괴됐다고 보도했으나, 이스라엘군은 “공군 전투 역량에 손상이 없다”고 부인했다. 미 백악관도 이스라엘 항공기나 전략 군사 자산에 대한 피해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날 미국 정부는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약 3시간 전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을 격추하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은 ‘재보복’을 천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오늘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란 체제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우리의 결의, 적에게 보복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공격은 격퇴됐으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은 이스라엘군 및 미군의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명히 말하는데 미국은 이스라엘을 완전하게 지지한다”면서 향후 대응에 대해선 “현재 활발하게 논의 중이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 네타냐후 총리와 대화할 것이라며 “내 메시지는 우리가 최종적으로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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