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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이화영 청문회’ 된 검사 탄핵 청문회···진술 회유 주장 두고 여야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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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화영 경기도 전 평화부지사가 2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대북송금 수사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문을 위원장에게 전달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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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 청문회는 핵심 증인 중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만 출석하며 사실상 ‘이화영 청문회’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검찰이 허위 진술을 회유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거듭 확인했고, 여당은 “이재명 방탄용 청문회”라며 공세를 폈다.

2일 법사위에서 열린 박 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검찰의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이 전 부지사 진술 회유 정황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 요청 내용을)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 재판에서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며 번복한 바 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검찰에선 이화영 증인이 국회의원까지 지낸 분이라 허위 자백을 할 리가 없다고 주장을 한다’며 입장을 묻자 “당시 상황은 누구라도 인간이라면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물음엔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실인 1313호 앞 창고라고 써진 공간에서 ‘진술 세미나’가 이뤄졌다”며 “술을 마신 건 한 번이지만 그 외 대화는 수십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인 정 위원장의 청문회 진행 방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 위원장이 이 전 부지사에 직접 질문을 할 때마다 “위원장이 왜 질의응답을 하냐”며 항의했다. 정 위원장이 여당 의원에는 충분한 발언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이 전 부지사에게만 유리한 편파 진행을 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여당은 이 전 부지사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검사 출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설주완 변호사는 ‘음주사실이 없고, 회유도 없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국민의힘에서 당시 변호인이었던 설 변호사 등을 증인신청했는데도 다 빠지고 일방적으로 의결이 됐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준태 의원은 “이화영 증인은 정치권에서 의리의 남자로 알려져 있다”며 “태생부터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셨고 또 당성 강한 것으로 알려진 분을 상대로 해서 (검찰이) 거짓 진술을 강요하거나 회유한다는 건 제 상식으론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그러면서 탄핵 청문회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위증교사 사건 1심 판결을 앞두고 검찰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됐다며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청문회장에서 드러난 이화영 증인의 진술은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며 “이러한 진술들이 재판에 결정적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오늘 이 청문회는 앞으로 있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재판에 대한 변호를 위해서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수감 중이다.

이날 청문회는 지난 8월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에 이은 두 번째 검사 대상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다. 민주당 등 야당은 박 검사가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전 부지사의 허위 진술을 회유하고 강제해 직권남용을 저질렀다고 본다.

법사위는 청문회에 앞서 증인 31명, 참고인 3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탄핵소추 당사자인 박 검사를 비롯한 주요 증인이 대거 불출석했다. 민주당은 박 검사를 추후 국정감사장에라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정 위원장은 “오는 7일부터 진행되는 법사위 국감에서 이미 채택된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김건희 여사든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출석할 수 있게 강제구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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