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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이슈 국방과 무기

모사드 본부 1㎞옆 이란 미사일 '쾅'…아찔했던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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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위치한 서부 연안도시 헤르츨리야 글릴롯 기지에서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폭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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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쏜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요격 미사일에 대부분 격추돼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는 정보기관 모사드 본부와 네게브 사막의 네바팀 공군기지 등 주요 시설 인근에 떨어지면서 이스라엘 방공망의 한계도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BBC방송·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의해 이스라엘이 입은 피해는 현재까지 사망 1명, 부상 4명이다.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이 미사일 파편에 맞아 숨졌고, 텔아비브 등에서도 시민들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은 “방공체계가 작동한 덕분에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 일부 타격이 있었으나 피해는 경미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란의 공격은 실패했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사드 본부 옆 1㎞에 미사일 2발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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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식당이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에 가한 탄도 미사일 공격에 피해를 받아서 부서져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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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CNN 등은 이날 이란의 미사일들이 이스라엘의 주요 정보·군사 시설 인근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사일이 해당 지역에 떨어지는 모습을 담은 SNS 동영상을 분석하면서다. 영상에 따르면 모사드 본부가 있는 서부 연안 도시 헤르츨리야 글릴롯 기지에 최소 2발의 미사일이 떨어졌다. CNN은 “미사일이 떨어진 곳은 모사드 본부로부터 1㎞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며 “여기엔 주거·상업시설도 밀집돼 있어 폭발 지점에서 수백m 인근엔 주차장과 영화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공군 기지에도 이란 미사일이 떨어졌다. NYT는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이스라엘 네바팀 공군기지에도 최소 9발의 미사일 폭발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텔아비브에서 남쪽으로 24㎞ 떨어진 텔노프 공군 기지에도 여러발의 미사일이 폭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외에도 중부 게데라 마을에 있는 한 학교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났다. 텔아비브 동부 라마트 간에서도 쇼핑몰이 두 대의 미사일에 맞아 허물어진 모습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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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부 게데라 마을에 있는 한 학교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났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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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피해는 대부분 경미한 수준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스라엘 방공망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영공을 침투해 군사 목표물과 도심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톰 카라코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국장은 “이란의 지난 4월 공격과는 달리 더 많은 미사일이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1발만 타격돼도 치명적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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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이란 국방주간을 맞아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대형 사진 옆에 이란의 방공 미사일 시설이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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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란의 미사일이 1발이라도 정부 청사나 모사드 본부 등 주요 전쟁지휘부를 제대로 타격할 경우 이스라엘로서도 치명적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공망이 잘 갖춰져 있다 해도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완벽하게 대처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대규모로 발사되는 미사일을 모두 방어하는 건 쉽지 않기에 우선순위를 정해 큰 피해를 줄 것 위주로 요격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잘 작동한 건 이 같은 알고리즘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란 뿐 아니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은 모사드를 타깃으로 설정하고 미사일 공격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 8200부대와 모사드 본부가 있는 글릴롯 기지에 ‘파디-4’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요격 자원 한계 부닥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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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란을 비롯한 반(反) 이스라엘 연합인 ‘저항의 축’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지속될 경우 이스라엘의 요격 자원이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펫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의 공격 규모는 지난 4월 탄도미사일과 무인기 공격 때보다 2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카라코 국장은 “기술적 역량을 제쳐두고 용량과 재고는 실제 문제”라며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과 기타 자원은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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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이라크 전쟁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 앞을 이란의 중거리 미사일이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이 이번 공격에서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도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날 이스라엘의 방공 레이더 시스템을 파괴하는 데 극초음속 파타흐-1 미사일을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지난해 파타흐-1을 공개하며 국내에서 자체 생산한 첫 극초음속 미사일로 음속의 15배 속도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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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NYT에 이란 미사일 잔해의 동영상 사진 등을 본 뒤 “미사일의 수직안정판 양식이 파타흐-1이나 카이바르셰칸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카이바르 셰칸은 이란이 2022년 공개한 사거리 1450㎞의 고체 추진식 정밀 유도 미사일이다. 양욱 연구위원은 “이란은 지난 4월에도 최신식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혔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이스라엘로선 지난 4월처럼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 정보부 건물 등 주요 시설을 타격해 이란의 재보복 의지를 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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