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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이촌르엘 ‘공사중지’ 예고한 롯데건설 “공사비 올리고, 선분양하자”… 조합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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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이촌 르엘(이촌 현대)’에 공사 중지가 예고됐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요구한 공사비 인상, 공사기간 연장, 선분양 등을 요구하자 조합이 이에 반발하면서다.

2일 이촌 현대 리모델링 조합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4월 조합으로 공문을 보내 공사비 인상을 포함한 계약 변경을 요청했다. 당초 도급계약상 공사비는 3.3㎡당 542만원, 총 2727억원이었는데, 이를 각각 926만원, 4981억원으로 올려달라고 한 것이다. 총 공사비를 기준으로 보면 약 83% 인상을 요구한 것이 다. 이와 함께 당초 내년 2월 준공하기로 한 것을 2027년 5월로 미뤄달라고도 했다.

조선비즈

2일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이 걸린 '이촌 르엘' 공사현장 출입구의 모습./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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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이 가장 비판하는 지점은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일방적인 변경을 요구한 점이다. 본래는 시공사가 연대보증을 선 약정금 3000억원과 이달로 예정됐던 일반분양을 마친 뒤 이를 기반으로 내년 2월 공사를 마치기로 돼 있었다. 이 경우 조합원은 입주 때 모든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2027년 5월 준공으로 준공 시점을 2년 3개월 늦췄다. 또 조합원들도 이달 일반 분양 시기에 맞춰 조합원 분양을 함께 진행해 중도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조합은 약정금 3000억원에 대한 대출을 연장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대보증을 롯데건설에 요구했지만 현재 거절 당한 상황이다. 또 지난달 25일 프로젝트매니저(PM) 업체와 공사비 인상안을 검토한 결과 적정 공사비를 700만원 초반대로 롯데건설에 통보했다. 이에 롯데건설은 지난달 27일 공사중지 예고 현수막을 현장에 내걸었다.

이근수 이촌 현대 리모델링 조합장은 “분양가상한제 지역임을 고려해 애초에 준공 전까지만 분양하는 것으로 도급계약을 맺었다”면서 “내년 2월까지 준공해주기로 해서 대출 만기를 같은 해 5월로 잡았는데 연대보증도 연장해주지 않는다고 하면 방법이 없다”고 했다.

롯데건설은 조합이 ‘백지 연대보증’을 요구한다고 맞서고 있다. 대출 약정에 따르면 이달 21일까지 분양을 해야 하는데 조합은 문제의 핵심이 롯데건설의 계약변경 요구인 만큼 합의가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6월 청담 르엘 공사현장에서도 공사비 갈등을 이유로 ‘공사 중단’ 예고 현수막을 내건 적이 있다.

이촌 르엘은 2020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기존의 이촌 현대는 1974년 준공된 단지로 50년이 경과했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최고 15층, 8개 동, 653가구 규모 단지가 최고 27층, 9개 동, 750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편 이촌 르엘 공사비 인상 등을 두고 시공사와 조합의 갈등이 심화되자 서울시에서는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조율을 시도하기로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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