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한의학회·전의교협·전의비 등과 공동 입장
"정부가 요구한 의사수급추계委 위원, 추천 안할 것"
"잘못된 정책 강행 시 26년도부터 증원 아니라 원래 정원 3058명도 못 뽑아"
의대협회, 서울의대 휴학승인 관련 "정상적 절차에 의한 불가피한 결정"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이 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협과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의대정원 증원 논의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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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교수 단체 등 의료계는 정부가 '2025년도 의대 정원'까지 논의 의제로 열어두지 않으면 테이블에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또 정부가 의사단체 등의 추천 인사로 과반을 채우겠다고 약속한 의사인력 추계기구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2025년도 증원 철회 충분히 가능…의제 포함시켜야"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진행된 '의료단체 연석회의' 직후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정부는 2025년도 입시 절차가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2025년도 의대정원 증원 철회가 불가능한 것처럼 언론을 통해 호도하고 있지만, 25년도 입시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까지는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그러면서 정부가 의·정 대화 관련, '조건을 걸지 말고 대화하자'고 한 데 대해 "의협과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정부가 2025년도 의대정원을 포함하여 의제의 제한 없이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정부가 연내 신설 계획을 밝힌 의사인력 추계기구와 관련해선 "따라서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이달 18일까지 요구한 의사인력 추계위원회 위원 추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이어 "만일 정부가 잘못된 (증원)정책을 강행할 경우 2025학년도 의대 교육 파탄을 피할 수 없으며, 2026년부터는 증원이 아니라 원래 정원 3058명도 뽑을 수 없고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다가올 '의료 붕괴'와 '교육 파탄'을 막으려면, 내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한 "의제의 제한 없는 논의가 우선"이라고도 거듭 강조했다.
'서울대 감사' 교육부 맹비난…"졸속교육 강요 부처냐"
의협 등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학생들이 제출한 휴학계를 처음으로 일괄 승인한 서울대 의과대학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의협과 전의교협, 전의비, 의대협회 및 의학회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잘못된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을 승인한 서울대 의대의 결정에 우리 의료단체들은 적극 지지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부의 휴학승인 불허 종용과 압박에 굴하지 않고 스승으로서 제자들의 정상적인 학습권을 최소한이라도 보장하기 위해 내린 정의롭고 정당한 결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동맹휴학' 성격의 휴학 및 유급 불가 방침을 고수해온 교육부가 전날 서울의대에 유감을 표하며 '의과대학은 학생들을 의료인으로 교육시키고 성장시켜야 할 대학 본연의 책무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학생의 자유의사에 의한 휴학을 승인하지 않고 교육받지 않은 학생을 진급시키는 것이야말로 대학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각 대학들이 양질의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할 부처이지, 날림·졸속·엉터리 부실 교육을 하도록 강요하는 부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교과과정 이수가 안 된 상태에서 진급시키는 대학을 감사하고 징계하는 게 상식인데, 상식을 따른 의대에게 현지 감사 등 엄정 대처한다니 교육부의 비(非)교육·반(反)교육 행태를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들도 의과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의사에게 '소중한 생명'을 맡기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도 일갈했다.
의협 등은 "우리는 서울대 의과대학의 옳은 결정이 전국 의대로 확산되길 바라며, 교육부는 협박성 조치 예고를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전날 서울대가 의대 학장의 승인으로 자대 의대생 휴학을 처리한 사실이 밝혀지자, "매우 부당한 행위"라며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해 힘써 온 노력을 무력화하고, 형해화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엄정 대처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인 이날, 12명 규모의 감사단을 투입해 즉시 현지 감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강하게' 감사하겠다고 경고한 데 이어 의대를 보유한 전국 40개 의대에 '학사 운영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단속에 나섰다.
서울의대 교수들이 학장단의 판단을 환영하며 "다른 의과대학의 학장, 총장께서도 곧 같은 조치를 취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처럼, 이번 사례가 행여 다른 대학들로 잇따라 확산될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이 2일 의료 현안 공동 입장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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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학장들, '서울의대 휴학 승인' 관련 "불가피한 결정"
의대 학장들의 협의체인 의대협회도 서울의대의 휴학승인 결정을 두고 '전원 유급'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고 정당한 절차였다고 옹호했다.의대협회는 지난 8월 이후 교육부와 휴학 허용 및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지난달 23일에는 의대생 휴학을 허용해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교육부로부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는 입장이다.
의대협회는 별도 배포 입장문에서 "서울의대의 경우 휴학승인을 더 이상 늦추게 되면 전원 유급이 되는 상황이었고, 의대 최고의결기구인 주임교수회의에서 시급히 승인할 것을 의결함에 따라 학장은 승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학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일부 언론 보도처럼 정부 방침과 충돌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란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의협 브리핑에 참석한 이종태 의대협회 이사장은 "교육부도 학생들이 학업에 복귀하고, 사직 전공의가 복귀하는 것을 (정책의) 큰 목적으로 두고 있다"며 "아마도 다시, 승인된 휴학을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같은 사태들이 조속하게 마무리되길 희망한다. 의제 제한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빠르게 구성돼 가동된다고 하면,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들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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