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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국내 조영제 점유율 1위...해외 진출 가속화 [IPO 기업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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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동국생명과학


동국제약의 자회사이자 국내 조영제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동국생명과학이 상장에 도전한다.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약 2개월 만에 승인을 받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금리 인하 수혜 업종으로 거론되는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이 최근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기업공개(IPO)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매경이코노미

동국생명과학의 안성 공장 전경. (동국생명과학 제공)


원료 합성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다양한 조영제 포트폴리오 보유

동국생명과학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지난 8월 30일 밝혔다. 6월 28일 심사를 청구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상장 주관사와 적절한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을 조율 중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 KB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5월 국내 제약사 동국제약으로부터 조영제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조영제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CT) 촬영 시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이다.

회사의 주요 제품은 엑스레이(X-ray) 조영제 ‘파미레이’와 MRI 조영제 ‘유니레이’다. 퍼스트 제네릭인 두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 25개 국가에 수출한다. 퍼스트 제네릭은 말 그대로 제네릭 중에서도 가장 먼저 시판 허가를 받은 제네릭을 의미한다. 그만큼 회사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에 따르면 원료 합성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일원화 구조를 갖춘 업체는 동국생명과학이 국내 유일하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유지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국생명과학은 글로벌 제약사가 100%를 차지하던 국내 조영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로 거듭났다. 현재 국내 모든 종합병원에 동국생명과학의 조영제가 공급된다. 압도적인 국내 조영제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실적도 성장세다. 동국생명과학은 지난해 매출 1202억원과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37% 증가했다.

회사는 앞으로 조영제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국생명과학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영제 시장은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만성 질환이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향상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조기 진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성장 전망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국생명과학이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거래소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심사 승인을 결정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한 바이오 업종 투심이 좋아지는 분위기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 중인 동국생명과학은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영업이익 37% ‘쑥’

바이오 투심 회복 ‘호재’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 외에 초음파, 이동형 CT, 유방 촬영기 등 다양한 영상진단장비를 판매한다.

특히 회사가 기대를 거는 분야는 AI를 가미한 영상진단장비다. 지난 2018년부터 국내 의료 AI 업체 루닛의 유방암 검진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CXR, MMG)’를 국내에서 유통·공급하고 있다. CXR은 폐암이나 결핵 등 폐질환을 찾아내는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 분석 솔루션이다. 지난해 11월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돼 올해 3월부터 비급여 적용이 가능해졌다. 유방 촬영술 AI 영상 진단 솔루션인 MMG는 지난 5월 신의료기술로 선정돼 8월부터 비급여 시장에 추가로 진입했다.

회사는 보험 사각지대에 있던 의료 AI 기술이 비급여를 통해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향후 AI 의료 분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AI를 활용한 의료기기 시장은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동국생명과학은 루닛과 의료 AI 솔루션 유통 사업 외 AI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AI뿐 아니라 향후 전개될 시장 변화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최근 의료장비와 의료기기 시장은 주사기 등 의료용 소모품부터 MRI, CT, 의료용 로봇 등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여기에 AI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범위가 갈수록 세분화되고 복잡해지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동국생명과학은 국내 시장 선두 업체 지위를 지키는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MRI 조영제 분야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조기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도 글로벌 시장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대거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생명과학이 국내 조영제 시장점유율 1위 업체기는 하지만, 아직 MRI 조영제 시장에서는 갈 길이 멀다. 동국생명과학 관계자는 “향후 국내에서도 MRI 조영제 비중이 선진국처럼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제약사 제품이 대다수인 MRI 조영제 분야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글로벌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비해서는 설비투자와 공장 증설을 통해 지금보다 생산량을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 박재원 동국생명과학 대표
“AI 의료기기 시장 진출…글로벌 헬스케어 목표”
매경이코노미

박재원 동국생명과학 대표(59)는 의약품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경희대에서 약학을 전공해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제약사 바이엘을 거쳐 2012년부터 동국제약에 몸을 담았다. 동국제약에서 5년간 조영제 마케팅을 담당하다, 2017년 동국생명과학 물적분할 후 신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는 4년째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Q. 최근 조영제와 의료기기 시장 트렌드는 어떤가.

A. 의료 현장에서는 CT나 MRI 촬영이 기본적인 검사로 인식된다. 조영제가 더 이상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필수 의약품이라는 뜻이다. 의료기기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되며 기술 발전에 따라 점차 세분화되고 복잡해지는 추세다.

Q.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회사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A.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MRI 조영제 분야에서는 현재 임상 중인 신약의 국내 마케팅과 영업·유통망의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해외 수출 권리도 획득한 상태다. 점차 MRI 조영제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Q. 향후 목표가 무엇인가.

A. 가깝게는 국내 조영제 분야에서 시장 성장률을 앞서는 확고한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표다. 이후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향후 혈당 측정 시스템 등 자체 진단장비부터 AI를 활용한 최첨단 진단기기까지 폭넓은 영역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 기업과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M&A)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8호 (2024.10.02~2024.10.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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