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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김건희와 친분 자신…명태균 ‘김영선 단수 공천’ 거듭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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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게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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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제이티비시(JTBC)가 보도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의 텔레그램 대화는 국민의힘의 22대 총선 공천자 확정이 임박한 2월에 오간 내용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을 근거지로 선거 전략 컨설팅을 해온 명씨는 2022년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때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와 당선시킨 뒤 2024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다시 공천을 받게 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중이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2023년 6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용인한 윤석열 정부를 향해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수족관 물 시음’이란 무리수를 둬 국민적 웃음거리가 됐고, 그 여파로 공천 탈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명씨는 김 전 의원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지역구를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이 있는 경남 김해갑으로 옮기게 해 공천을 받게 하려고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명씨가 접촉한 핵심 채널이 김건희 여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공개된 텔레그램 내용을 보면, 명씨가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기기로 한 김 전 의원과 관련해 당시 경선 룰과 지역구에서 김 전 의원의 정치적 입지 등을 언급하며 단수 공천을 받을 수 있게 힘을 써달라고 거듭해 부탁한다. 명씨가 김 여사에게 이런 부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여사와 이전부터 형성해온 친분 관계에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이티비시가 이날 보도한 내용을 보면, 명씨와 김 여사의 관계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방송은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직전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도 명씨가 김 여사와 동석했다고 보도했다. 이준석 의원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시 명씨와 함께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난 게 맞다”고 확인해줬다.



이날 공개된 텔레그램 대화는 김 여사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명씨가 그동안 펼쳐온 주장들에 신빙성을 더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명씨와 김 여사가 나눈 텔레그램 대화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던 대통령실은 이날도 같은 취지의 해명을 했다. 공천에 대해 대화를 한 건 맞지만 ‘공천 원칙’과 관련해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이며, 공천 결과를 바꾸지도 않았으니 ‘공천 개입’은 아니라는 논리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김 여사가 특정 후보를 돕던 인물과 지역구 공천과 관련해 깊숙한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공천 개입’이란 주장을 반박할 논거는 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야당은 이날 보도를 근거로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에 “대통령실과 여당은 최근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백한 증거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이야기해왔는데, 공천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드러난 만큼 김 여사가 스스로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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