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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몸속 돌며 암 세포만 공격…'나노로봇' 의사 성큼[미래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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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뉴스1

클러치 나노로봇 크기를 나타낸 모식도. (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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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혈관 속을 자유롭게 누비며 암세포만 골라 죽인다. 질병 치료 목적의 '나노 로봇'을 향한 기대감이 커진다. 나노 로봇은 맨눈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지만 자체 추진력을 갖췄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지난 7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나노 로봇이 생쥐의 유방암 종양 성장을 70% 줄였다고 소개했다.

연구소는 염증 반응 없이 특정 세포만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는 '세포 사멸 수용체'(death receptors)를 활용했다.

이럴 경우 암세포가 아닌 정상 세포도 파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연구소는 나노 구조 안에 세포 사멸 수용체를 숨겼다가 암세포 근처에서만 작동할 수 있는 스위치를 고안했다.

통상 암세포는 산소와 영양소를 과도하게 소비하기에 종양 주변은 산성을 띤다. 연구소는 종양 주변 산성도(pH)가 5.6~6.8로 약산성이라는 점에 주목해 pH 6.5 이하 환경에서만 이른바 '무기'를 꺼내도록 설계했다.

진단이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나노 로봇 개발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앞서 국내 연구진은 특정 질병 인자를 감지하면 스스로 작동해 세포의 생체 신호를 조절할 수 있는 나노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장은 올해 초 200㎚ 크기의 극미세영역 내에 로봇을 작동시키는 엔진과 프로펠러 같은 회전체(로터), 이를 켜고 끄는 클러치 등을 탑재한 생체 나노 로봇을 개발했다.

클러치는 특정한 유전자 신호에만 반응해 필요할 경우 '피코 뉴턴'(pN·1조분의 1뉴턴) 단위의 미미한 힘을 로터에 전달해 엔진이 작동하도록 한다.

정상적인 유전자는 건드리지 않고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식으로 질병 치료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인 셈이다. 무한대에 가까운 질병 인자를 감지하도록 프로그래밍도 가능하다.

진단이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나노 로봇이 머지않아 개발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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