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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부정확한 이력 내세우다 토론서 발목잡힌 美부통령 후보 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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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때 홍콩에 있었다" 과거 발언 해명에 '진땀'

과장·왜곡으로 수차례 논란…"전국적 스포트라이트에 아킬레스건 노출"

"격의 없는 스타일 때문" 옹호론도…월즈 "더 명확히 말할 필요"

연합뉴스

연설하는 팀 월즈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게티 이미지=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1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부통령 후보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부정확한 과거 발언을 해명하는 데 진땀을 빼면서 고질적인 약점을 또다시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즈 주지사는 이날 뉴욕 CBS방송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그의 '톈안먼 사건'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변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월즈 주지사는 지난 2월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1989년 중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한 이력과 관련한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그는 "톈안먼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나는 홍콩에 있었고, (사건 당일인 1989년) 6월 4일에도 홍콩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행 중 상당수는 중국 입국을 꺼렸지만 나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며 가서 "미국 역사를 가르쳤고,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토론을 하루 앞둔 지난 달 30일 미네소타 지역 라디오 MPR은 이 발언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1989년 6월에 월즈 주지사는 고향인 네브래스카주에 있었고, 그의 출국이 예정된 때는 같은 해 8월이었다고 보도했다.

월즈 주지사는 토론에서 이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최선을 다해왔지만 완벽하지 못하다"며 "때론 멍청이(knucklehead)이기도 하다"고 답변했다.

이후 사회자가 더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자 "내가 말한 것은 그해 여름에 그곳에 도착했다는 것"이라며 "그것에 대해 잘못 말했다"고 인정했다.

월즈는 부통령 토론 이튿날인 2일에는 자신이 1989년 홍콩과 중국에 있었고 "그때는 민주주의 여름이었다"며 자신이 말한 "날짜가 틀렸던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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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월즈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월즈 주지사가 자신의 이력과 관련해 사실에 어긋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방위군 출신인 월즈 주지사는 2018년 주지사 선거 때 총기 규제를 주장하면서 "내가 전쟁에서 소지했던 그런 전쟁 무기"라는 표현을 써 마치 자신이 실제 전투에 투입됐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한 과거에 아이를 갖기 위해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을 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아내가 받은 시술이 정자주입(IUI·인공수정)이었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31세 때 음주 과속운전 혐의로 체포된 이력과 관런해선 2006년 연방 하원의원 도전 때에는 음주가 아닌 과속이었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다른 선거에서 음주까지 인정한 전례도 있다.

이 밖에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폭동·방화 대부분이 외부인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네소타의 학교 폐쇄 기간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과장·왜곡을 섞는 월즈 주지사의 발언 스타일이 지역 정치권에서는 통할 수도 있지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대선판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 분석가 블루아 올슨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는 다소 정직하지 못하고 과장하는 월즈 주지사의 약점을 명확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언론과 관찰자들의 경험칙은 월즈 주지사가 설득력 있게 말한다고 해서 그게 사실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며 "그것이 그의 아킬레스건이고, 어느 시점엔 그런 식으로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월즈의 연설 스타일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그의 말실수가 의도적이거나 나쁜 목적을 가진 게 아니고 그의 격의 없는 연설 스타일에 따른 결과라고 옹호했다.

월즈 주지사는 2일 "나는 다른 모든 사람처럼 말한다"며 자신이 강조해온 '동네 아재' 이미지를 다시금 부각하면서도 "더 명확하게 이야기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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