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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故 이선균 믿는다, X팔릴 거 없어"…여전한 '나의 아저씨' [29th BIFF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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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故 이선균 스페셜 토크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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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운대구)=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드라마 '나의 아저씨' 팀이 故 이선균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4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29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29th BIFF) '故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며' 특별전이 열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연출 김원석) 스페셜 토크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김원석 감독, 배우 박호산, 송새벽이 참석했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 형제와 거칠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다. 지난 2018년 방영됐다.

스페셜 토크를 맞아 '나의 아저씨'는 총 16부작 중 5회를 특별 상영했다. 4회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원석 감독은 "처음 저희 드라마가 나왔을 때 반응이 너무 안 좋았다. 후반부를 촬영할 때 첫 방송이 나왔었다. 촬영 현장에서 만나면 다들 힘들어했다"며 "근데 5회를 기점으로 조금씩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났다. 좋은 드라마라고 기억해주시는 분들 늘었다. 그렇게 인식된 것이 4회다. 여러 면에서 우리 드라마가 사랑받기 시작한 것이 4회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김원석 감독은 故 이선균을 "이선균을 캐스팅한 이유는 '베스트극장-태릉선수촌'이었다. 이선균은 KBS 단막극 감독들의 페르소나였다. 단막극은 서민, 루저 이런 이야기가 많은데 그런 내용의 주인공을 많이 했다"며 "이선균 특유의 목소리가 잘 나가는 사람의 목소리다가, 버럭하면서 '봉골레!'할 땐 멋있다. 근데 이분의 시작은 루저의 목소리로 시작했다. 외모도 훈남인데 후줄근한 느낌이 난다. 그래서 캐스팅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원석 감독은 "이선균은 그때가 마침 '악질경찰'과 'PMC: 더 벙커'를 동시에 끝내고 힘든 상태였다. 소속사 대표에게 대본을 주면서 '어떠실 것 같아요?' 했는데 '피곤해서 쉬고 싶다하더라. 어떠실지 모르겠다'고 했다. 근데 그날 저녁에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알고보니 이선균이 '미생'을 좋아했다더라. 대본도 안 보고 하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표현을 못하는 역할이라 스트레스 받아하더라. '버럭 버럭'하는 역할만 하니까 몰입해서 촬영하다가 여기 와서 이러니까 처음엔 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섭섭해하기도 했다. 아무것도 못하게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순전히 그 얘길 하려고 술을 3번 마셨다. 이선균이 정말 좋은 배우라고 하는 이유는, 이해가 안 되는 걸 거짓말하진 않는다. 그 얘기까지 하기 전에 술만 마시다 헤어진 적도 있었다"며 "작가님이 힌트를 줬다. '뭘 안 하려고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고독을 표현하면 어떨까요'하더라. 그때부터 본인에게 맞는 걸 찾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동료들이 본 이선균과 박동훈 캐릭터의 싱크로율도 언급됐다. 김원석 감독은 "제가 이선균을 캐스팅하고 같이 일해본 결과, 그냥 박동훈 같은 사람이다. 제가 이렇게 말하기 걱정스럽고, 이게 맞나 싶긴 하다. 비슷하지만 다른 사람이다. 박동훈이라는 캐릭터는 현실에 충분히 존재하지만, 존재하기 힘든 인물이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판타지가 있는 캐릭터다. 그정도 판타지까지 개인에게 똑같다고 얘기하면 부담을 느낄 수 있지 않냐. 지금 하늘나라에서 부담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고 웃음을 보였다.

김원석 감독은 "전 비슷하지만 솔직히 판타지 캐릭터보단, 실제 존재했던 이선균이 더 그리운 것 같다. 사실 모든 연기를 다 잘했지만 걸음걸이 만큼은 안 되더라. 박동훈 부장은 미끄러지듯 걸어가야 하는데 본인 특유의 걸음걸이가 있다. 뭘 해도 그렇게 걷더라. 다시 찍는 경우가 많았다. '건들거리지 마'라고 하면 알아듣더라. 걸음걸이가 많이 달랐다"고 농담했다.

박호산은 "'닮았다'고 한 이유는 드라마 속 동훈이가 사실 차분해보이지만 내면에선 바쁘다. 저는 다르면서 같은 것 같다. 특유의 너스레가 안 나왔을 뿐 비슷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송새벽은 "그냥 이선균의 삶이 카메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컷'하면 본인도 무겁고 답답했는지 애써 유쾌하려고 노력하셨다. '슛' 들어가면 또 잘 들어갔다. 그것의 연속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송새벽은 "빈소에서 장지까지 가서 작별인사를 했다. 정말 그야말로 편안하게 잘 쉬고 계실거라 믿는다. 오늘의 자리를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박호산은 이선균을 향해 "박 "'편안함에 이르렀는가'. 우린 널 믿는다. 쪽팔릴 거 없다.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김원석 감독도 "내가 너를 안다. 그래서 난 네가 무슨 짓을 했다고 해도 너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故 이선균은 지난해 말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세상을 떠났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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