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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매출의 30% 가져간다”···매장과 배달 가격 다른 ‘이중가격제’ 끝모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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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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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플랫폼이 무료배달 서비스에 따른 각종 비용을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그 모든 비용을 가맹점에 부담시켜 배달매출의 약 30%를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게 돼 가맹점 수익이 남지 않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도시락 프랜차이즈업체 한솥이 최근 배달앱 가격을 별도로 책정하겠다고 알리면서 내보낸 공지사항에 소비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배달 플랫폼들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무료배달’ 경쟁을 펼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그러자 배달앱 가격을 매장가격보다 높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소비자들에게도 가격 인상분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프랜차이즈는 배달앱 주문 가격과 매장 식사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잇따라 도입 중이다.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KFC·파파이스·쉐이크쉑·노브랜드버거 등 대부분의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는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싸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 빅맥세트의 경우 배달 가격은 8500원으로 매장 가격(7200원)보다 1300원 비싸다. 메가커피·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배달 가격을 500원가량 비싸게 받는다.

이는 배달앱 중개수수료 부담이 원인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각각 주문금액의 9.8%, 요기요는 9.7%를 수수료로 받는다. 여기에 카드결제수수료 3%와 배달비, 결제정산이용료, 부가가치세, 정액제 광고비 등을 합치면 매출의 최대 30~40%가 나간다는 것이 업주들의 호소다.

앞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운영하기로 한 롯데리아도 지난달 입장문에서 “배달 플랫폼 주문 유입 시 수수료와 중개료, 배달비 등 제반 비용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무료배달 서비스 도입으로 향후 가맹점 비용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힌 바 있다.

화살이 배달업계로 쏠리자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과 2위인 쿠팡이츠는 ‘네 탓 공방’을 펼치고 있다. 쿠팡이츠는 최근 “이중가격제는 특정 배달업체(배달의민족)가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인데 배달업계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며 중개수수료를 올린 배민을 저격하는 입장문을 냈다.

배민은 이에 대해 “경쟁사가 배민 자체 배달과 가게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업주가 배달비를 내는 가게배달과 달리 배민 자체 배달인 배민배달은 쿠팡이츠와 동일하게 비용을 배민이 부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게배달만 운영하던 점주들이 배민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 회원에게 무료배달을 해주면 업주 부담 배달비가 늘어나지만, 이때는 배민이 건당 2000원의 배달비를 지급하고 중개료도 6.8%를 적용한다고도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배달앱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 방안을 만들기 위해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달까지 5차례 회의를 마쳤지만 양측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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