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3000원짜리 찬밥 먹으며 화마와 싸우다니”…너무 부실한 소방관 급식단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편의점 음식보다
부실한 식사 논란
지역별 편차도 커
“급식체계 일원화”


매일경제

일선 소방관들의 한 끼 급식 단가가 편의점 도시락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소방서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끼 식사에 책정된 가격도 소방서에 따라 두 배 넘게 나는 경우가 있는 등 부실 급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 A소방서의 한 끼 단가는 3112원이었다. 전국 소방서 중 급식단가가 가장 낮았다. 이어 경남의 B소방서 3852원, 전북 C소방서 3920원 순으로 낮았다.

아울러 전남 D소방서, 강원 E소방서, 울산 F소방서, 서울 G소방서는 한 끼 급식 단가가 4000원대였다.

이는 소방청에서 전국 241개 소방서 가운데 지역별 1곳의 급식단가를 표본 조사한 결과다. 통상 5000원 가량에 판매되는 편의점 도시락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서울시 공립고등학교의 무상급식 단가 5398원, 서울시 결식우려아동 급식 단가 9000원과 비교해도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급식 단가가 소방서별로 두 배 넘게 차이가 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소방관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급식 단가가 가장 높은 곳은 인천의 한 소방서로 6887원이다. 제주와 충북의 소방서도 각각 6705원, 6255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장 단가가 낮았던 대구 A소방서의 2배 수준이다.

이처럼 급식 단가가 서로 다른 이유는 시·도별 소방공무원 급식예산 지원 근거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일반 행정공무원과 현업 근무자 간 한 끼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정액급식비는 14만원이다. 일반 행정 공무원은 한 달에 20식(하루 두끼)을 기준으로 하지만 소방관 등 3교대 근무자는 한 달 30식(하루 세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한 끼 단가가 크게 떨어진다.

더욱이 영양사가 아예 배치되지 않은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의 소방서에는 영양사가 단 한 명도 없었고, 전북·경북·제주는 소방서에 영양사가 1명에 불과했다.

한병도 의원은 “소방관의 한 끼 식사는 ‘국민을 구하는 힘’으로 이제는 소방력을 저해하는 부실 급식을 끝내야 할 시점”이라며 “소방청은 인사혁신처와 현업근무자 정액급식비 인상 논의를 시작으로 시·도별 급식체계 전수조사 및 조례 제정을 통해 급식체계 일원화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