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이순신도 쉬어간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가치 보존 본격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높이 8.6m, 둘레 11m, 수령 500년…군, 공원 조성·도로 이설 계획

연합뉴스

경남 남해군 창선도 왕후박나무
[남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해=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남해군이 일명 '이순신 나무'라고 불리는 수령 500년의 천연기념물 왕후박나무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5일 남해군에 따르면 창선면 창선도 한 마을 앞에 있는 이 왕후박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인근 주민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았다.

민속적·문화적·생물학적 가치가 커 1982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높이는 약 8.6m, 둘레 11m로 기둥은 밑에서 11개로 갈라져 있으며 수령은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이 왕후박나무는 후박나무의 변종으로 기존 후박나무보다 잎이 더 넓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남해 창선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그 가치가 크다.

가까이서 보면 11개로 갈라진 기둥을 중심으로 수없이 많은 가지와 잎이 사방으로 뻗쳐 하늘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수하게 덮인 잎이 마치 요새와도 같다.

마을에서 전승되는 이야기에는 약 500년 전 이 마을에서 고기잡이 노부부가 어느 날 큰 고기를 잡았는데 고기의 배 속에 씨앗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노부부가 씨를 뜰에 뿌렸더니 지금의 왕후박나무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노량해전 당시에는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물리치고 이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해 '이순신 나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현재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 나무를 신성하게 여겨 매년 마을 평안과 왕성한 고기잡이를 위한 제사를 지내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나무가 자라면서 가지 일부가 지나가는 차량에 의해 훼손되는 등 주민들 우려가 컸다.

이에 남해군은 왕후박나무의 가치를 보존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최근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왕후박나무 주변 토지를 매입한 뒤 정비해 공원을 조성하고 도로를 이설할 계획이다.

주변에 잔디를 심고 주차장도 조성해 주민과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또 외부에 왕후박나무 가치를 알리기 위해 오는 26일 '500년의 이야기, 창선왕후박나무 미술대전'을 개최한다.

미술대전 참가자들은 개인별 채색 용품을 준비해 현장에서 제공되는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우수 작품들은 향후 왕후박나무 관련 전시 및 홍보에 활용된다.

군 관계자는 "남해 왕후박나무는 성장이 빠르고 우람하게 자라며 가지 펼침도 좋아 보존 가치가 크다"며 "성공적 관광 자원화를 추진해 천연기념물로서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