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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브라질 '엑스 사용 중단' 한 달...30% "정신 건강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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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천지 만든다" X 접속 차단 한 달
설문조사 결과, 일부 긍정적 반응도
X 측, 현지 서비스 재개 위한 조치 나서
한국일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이용자가 8월 3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X를 살펴보고 있다. 브라질리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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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법원이 일론 머스크 소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법원 결정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비스 차단 조치를 내린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이 때문에 불편을 겪는 사용자도 있으나, 한 설문조사에서는 오히려 응답자의 30%가 "X 사용 중단 이후 정신 건강이 좋아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브라질 현지매체 레비스타 포룸 등에 따르면, 8월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내에서 X 접속이 차단된 이후 현지 민간조사기관 셜록 커뮤니케이션이 브라질인 1,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4%가 (차단 조치) 이전부터 콘텐츠 내용 등을 이유로 X의 이용 빈도를 줄여 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문 응답자의 30% 이상은 'X의 이용 중단으로 인해 정신 건강이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X의 차단 조치가 해제되면 76%가 '다시 사용하겠다'고 답해, SNS의 중독성을 드러냈다. 'X의 접속 차단이 해제되더라도 X를 다시 사용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15%였다.

브라질에서 X는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SNS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2,000만 명으로 세계 최다 수준이다. 특히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팔로워는 퇴임 후에도 1,300만 명에 달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약 900만 명)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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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왼쪽 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그가 소유한 SNS X의 로고.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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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알레샨드르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 판사는 4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를 조사하던 도중 이들과 관련된 X 계정들을 차단할 것을 X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X측은 브라질에서 인기 있는 특정 계정들을 차단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반발했다.

이에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8월 30일 "X는 브라질 사법 시스템을 반복적이고 의식적으로 무시하고, 무법천지 환경을 조성한 책임이 있다"며 앱스토어에서 X를 삭제할 것을 명령했다. 또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개인과 기업이 X에 우회 접속하는 것이 적발되면 하루에 5만 헤알(약 1,2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 브라질의 X 사용자들은 상당 부분 메타의 텍스트 기반 SNS인 스레드(Threads)나 X와 유사한 플랫폼인 블루스카이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언급된 설문조사에선 차단 후 22%가 스레드로, 38%가 블루스카이로 이동했다고 답했다.

한편 X측은 브라질 현지에서 서비스를 재개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대법원의 강경한 조치에 X측은 법률 대리인을 임명하고, 가짜뉴스 유포 계정 9개를 비활성화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다만 서비스 재개를 위해서는 법원이 부과한 총 2,830만 헤알(약 69억 원)의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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