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트랜스젠더 딸 비비안 윌슨. /로이터 연합뉴스,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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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데에는 성전환 수술을 한 딸과 관계가 멀어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각)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머스크가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전부터 공화당에 수천만 달러를 기부해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 보좌관 스티븐 밀러와 한때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꼽혔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단체 등에 수천만 달러를 조용히 기부했다. 매체는 “머스크가 올해 들어 급격한 정치적 변화를 겪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 훨씬 전부터 공화당 공약 및 후보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주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2022년 ‘시티즌 포 새니티’(Citizens for Sanity)라는 단체의 광고 캠페인에 머스크의 돈 5000만 달러(약 674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민 정책을 설계했던 스티븐 밀러의 비영리 법률단체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이 단체의 이사 및 임원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단체가 내건 광고는 트랜스젠더 아동을 위한 의료 서비스와 불법 이민 등 민감한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을 공격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광고 대부분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경쟁이 치열한 여러 주에 게재됐다.

또 머스크는 디샌티스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후, 그를 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페이스풀 앤 스트롱 폴리시스’(Faithful & Strong Policies)라는 단체에 1000만 달러(약 135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돈 중 절반 이상은 드샌티스 정치자금 모금 단체로 흘러들어갔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원래부터 공화당 지지자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랬던 그가 180도 돌변해 공화당 지원사격에 나선 것은 무엇 때문일까? WSJ는 그 이유가 머스크가 첫째 딸과 관계가 소원해진 데에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머스크에게 트랜스젠더 이슈는 매우 개인적인 문제”라며 “트랜스젠더 딸 비비안 윌슨은 2022년 4월 아빠인 머스크와 공개적으로 절연했다”고 했다. 당시 18세였던 비비안은 캘리포니아 법원에 개명신청을 하면서 “더 이상 아빠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고 했다.

WSJ는 측근들을 인용해 “머스크는 딸이 ‘워크’(woke·정치적으로 깨어있다는 의미) 문화에 세뇌됐기 때문에 둘의 사이가 멀어졌다고 생각했다. 이게 공화당원으로서의 정치적 각성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와 이민자 등을 지지하며 ‘정치적 올바름’을 요구하는 주장을 펼쳤고, 여기에 딸 비비안이 세뇌되어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올해 초 공개된 인터뷰에서도 “미성년이었던 자녀에게 호르몬제 사용을 승인하는 문서에 서명했었다. 당시에는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라며 “그래서 아들을 잃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그 후로 ‘워크’ 바이러스를 파괴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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