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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시리'의 AI 에이전트 구현은 서드파티 앱과의 연동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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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AI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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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시리(Siri)'를 궁극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만들기 위해 앱 개발자들에게 연동 기술을 제공하며 지원을 청하고 있다. 즉, 시리가 인간 대신 모바일 앱을 자유롭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서드 파티 개발자들의 기술 지원이 필수라는 내용이다.

CNBC는 4일(현지시간)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 개발을 위해 3400만명에 달하는 앱 개발자를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 16의 가장 강력한 판매 포인트로, 이달 중 iOS 18.1 버전을 통해 이달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우선, 애플의 AI는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등 첨단 기술만큼 발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모델의 크기도 프론티어급에 못 미치며, 노래를 부르거나 박수를 치는 등 다양한 멀티모달 기능을 갖춘 것도 아니다.

대신 애플은 이메일을 보내거나, 일정을 분석하고,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등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일상에 필요한 기술로 애플 인텔리전스의 활용도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부 개발자, 즉 서드파티 개발자의 협력이 필수다. 애플은 자체 앱에서는 AI 기능을 쉽게 구현할 수 있지만, 수백만개의 서드파티 앱과 상호작용하려면 개발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앱을 프로그래밍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은 API와 유사한 '앱 인텐트(App Intents)'라고 불리는 추가 코드 스니펫을 작성해야 한다. 시리는 사용자의 개입 없이 앱 인텐트를 통해 자동으로 요청과 관련된 일련의 앱의 동작을 트리거하고 실행한다.

예를 들어, 음악 앱 내에서 애플은 '재생 목록에 추가' '음악 재생' '음악 선택'과 같은 약 10개의 인텐트를 구축했다. 프로그래머들은 단일 앱 인텐트가 단일 작업을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인 추적 앱의 경우, 사용자가 오늘 섭취한 카페인 양의 개요를 보여주는 기능이 한가지 인텐트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시리는 사용자가 추적 앱을 열지 않고도 현재 기록된 카페인 양을 빠르게 표시할 수 있게 된다.

앱 인텐트를 사용하면 앱이 애플의 시스템 검색인 스포트라이트(Spotlight)에서 특정 이메일이나 기타 더 세부적인 데이터를 표시할 수 있다.

개발자들에 따르면, 앱 인텐트를 작성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으며, 몇줄의 코드 추가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생산성 앱 '포커스드 워크(Focused Work)'의 개발자인 마이클 티가스는 "이전에는 애플이 개발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능에 앱 인텐트를 적용할 것을 권장했지만, 이제는 앱에서 일반적인 작업을 수행할 방법이 있다면 이를 위한 앱 인텐트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앱 인텐트 구축에 참여하고 시리가 계획대로 작동한다면, 이는 AI 경쟁에서 애플이 가지는 가장 크고 지속적인 이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앱 인텐트에 관한 튜토리얼을 작성한 iOS 개발자 조던 모건은 "여러 작업을 연결해서 우리가 모두 꿈꾸던 미래, 즉 시리를 대화하듯 사용하여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개발자들이 이런 계획에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사용자들이 앱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수 있으며, 결국 애플 인텔리전스와 그들이 직접 개발한 AI 기능을 혼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개발자들은 자신의 제품이 시리를 구동하는 도구로 전락, 비즈니스으 미래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애플 인텔리전스가 최신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아직은 전체 아이폰 사용자 중 소수만이 AI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에게는 기산과 노력을 투자하는 게 비효율적일 수 있다.

티가스는 "애플은 AI 기능을 아이폰 16과 아이폰 15 프로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대중을 위한 기술을 구축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시리가 사용자를 대신해 아이폰 내 모든 앱을 대신 작동하는 것은 애플의 장기적인 비전이다. 켈시 피터슨 애플 머신러닝 디렉터는 지난 6월 WWDC에서 "시리는 앱 내에서 그리고 여러 앱을 넘나들며 수백가지의 새로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시리가 개발자들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는 아이폰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고객들이 경쟁사의 음성 비서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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