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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건강한 가족] 수술·배뇨장애 전문가 한 곳에, 280g 거대 전립샘 환자도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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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초강력 수압 물줄기로 조직 잘라

초음파·내시겨여 동시에 보며 수술

정밀 절제로 성기능 보존에 탁월

중앙일보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의료진은 전립샘비대증 수술과 배뇨장애 치료를 중점적으로 다뤄 남성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사진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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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샘비대증 수술은 획기적인 첨단 수술법이 발전해 온 분야임에도 많은 남성에게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선택지로 남아 있다. 수술 불확실성을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긴 대기 시간에 치료를 포기한다. 약물에 의존하며 불편함과 부작용을 견디는 이들이 적잖다. 많은 환자가 수술 시기를 놓치고 방광·신장까지 나빠지는 상황을 맞는다. 전문적인 환경에서 전립샘비대증과 배뇨장애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병원이 드물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서울대병원 출신 비뇨의학과 전문의 3인이 환자를 만난다. 목표는 전립샘비대증과 배뇨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삶의 질을 유지하며 하루빨리 질환을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환자가 병에서 '졸업'하도록 치료 환경을 설계하고, 진료 철학을 담아냈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안치현 원장은 "전립샘비대증 치료는 단순히 막힌 부분을 열어주는 것이 아니다. 신장·방광·전립샘·요도의 유기적 변화를 모두 고려하는 통합 치료로 접근해야 한다"며 "규모·시설을 갖춰 환자가 안심하고 수술받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전립샘비대증과 배뇨장애는 대형 병원에선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분야다. 암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다 보니 중증도에서 우선순위가 밀린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유상현 원장은 "대학병원에서는 수술 기준이 절대적이다 보니 약물로 해결되지 않는데도 방치되는 환자를 많이 본다"며 "수도꼭지가 막히면 뚫어줘야 하는데 막힌 채로 쓰라는 것과 다를 바 없어 환자들이 답답해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나타나는 요절박, 빈뇨 같은 배뇨장애를 다룰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없는 것도 문제다.



괄약근과 필수 신경조직 정밀 보존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는 전립샘비대증 수술의 새로운 표준(뉴노멀)으로 떠오르는 '아쿠아블레이션(Aquablation)'을 전격 도입했다. 로봇이 초강력 수압의 물줄기로 전립샘 조직을 잘라낸다. 초음파와 내시경을 동시에 보면서 수술하므로 구멍(천공)이 나거나 불필요한 조직이 남을 걱정을 덜어준다. 특히 성 기능을 보존하는 데 탁월하다.

아쿠아블레이션은 전립샘비대증 수술의 판도를 뒤바꿔놓을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조민현 원장은 “집도의가 사전에 절제 부위와 보존 부위를 밀리미터(㎜) 단위로 세밀히 설계하는 게 핵심"이라며 "전립샘 모양은 환자마다 다르다. 비대해진 조직은 충분히 제거하면서도 괄약근과 사정·성 기능 관련 신경 조직은 정밀하게 보존하는 설계가 돼야 아쿠아블레이션의 효과를 온전히 가져온다"고 말했다.

아쿠아블레이션은 거대 전립샘비대증(80g 이상) 환자에게도 희망이다. 70% 이상의 확률로 사정 기능을 보존함이 입증됐다.

70대 초반인 남성 김씨는 전립샘이 280g으로 엄청나게 컸다. 10여 년 가까이 전립샘비대증으로 고통받았다. 소변을 아예 못 봐 응급실에도 몇 번 갔다. 김씨는 요도에 소변줄을 넣어 방광에 찬 소변을 뺐고, 약을 먹으며 버텼다. 배가 빵빵해지고 복통에 시달릴 때가 많았다. 그러다 방광이 제 기능을 잃어갔다. 잔뇨량은 200mL(정상 65~70mL)를 넘었다.

소변이 역류해 신장이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소변줄을 오래 차는 게 힘들었던 김씨는 올해 초 아쿠아블레이션 수술을 받고 전립샘비대증에서 졸업했다. 더는 약을 먹지 않는다. 김씨를 수술한 안치현 원장은 "방광목(방광과 전립샘 접합부) 부분을 잘 보존해야 출혈이 덜하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 직후 요실금이 없다. 이를 위해 김씨에게는 전립샘 안쪽과 방광 쪽을 각각 절제하는 두 개의 설계를 적용했고,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 수준의 상시 병리실 갖춰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의료진 3인은 단일 기관으로는 가장 많은 750건 이상의 아쿠아블레이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분야에선 독보적이다. 유상현 원장은 “내부 통계에 따르면 초기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93%가 사정 기능을 보존했다"고 말했다. 정밀한 로봇 기술이 숙달된 손기술을 만나 경쟁력이 됐다. 조민현 원장은 "출혈을 최소화하려고 절제 범위를 좁게 잡으면 증상이 돌아오기 쉽다. 발기부전과 요실금, 역행성 사정 장애를 줄여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내는 게 수술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엔 대학병원 수준의 병리실이 별도로 있다. 병리사가 상주해 수술 전후 환자의 여러 상태(헤모글로빈·염증 수치 등)를 자체 검사한다.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므로 환자의 상태 변동에 수월히 대처한다. 24시간 응급 상담 창구에서는 환자의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돕는다. 유 원장은 "수술 후 환자들은 불안을 많이 느낀다. 퇴원 후에도 언제든 응급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수술은 내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므로 충분히 이해하고 고민해야 한다. 더 많은 환자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도록 최신 연구와 임상 데이터에 근거해 수술 기술을 공유하고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의료진이 짚어주는 전립샘 관리법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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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약으로 해결 안 되면 수술해야

전립샘비대증 때문에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한 건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 특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전립샘이 커져 요도를 압박하면 방광이 소변을 점점 더 세게 쥐어짠다. 방광 벽이 두꺼워지고 소변 보기 힘든 상황이 반복된다. 방광에 소변이 쌓이면 요로감염과 방광결석이 생길 수 있다.

소변이 거꾸로 흘러가 신장도 탈이 난다. 약으로 해결이 잘 안 되는데 약으로만 해결하려다 수술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다. 장기적으로 약을 먹을 때 부작용으로는 어지러움, 저혈압, 발기부전, 사정 장애 등이다. 약 5~10%에서 나타난다. 일부 약물은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쳐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약의 개수가 2~3알로 늘어나도 약효가 2~3배 높아지지 않는다. 부작용 우려만 더 커진다.



2 여러 수술법 가능한 병원으로

전립샘 모양과 배뇨 기능 정도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 무기가 다르다. 전립샘 조직을 묶는 결찰술, 수증기를 이용한 축소술, 홀뮴 레이저 등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의사가 환자에게 최적의 수술법을 제안할 수 있다. 성기능·사정 기능을 보존하는 데 우수하면 반대로 소변 길을 열어주는 효과에선 지속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환자는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충분한 상담을 통해 선택해야 한다. 한 가지 수술만 하는 병원이 아닌 여러 수술 역량을 갖춘 곳에서 치료받길 권한다.

3 불편한 증상 자세히 알리기

환자들은 종종 자신의 증상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소변은 잘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검사 결과는 다르다. 평소 불편한 증상으로 ▶밤에 자다 깨고 ▶소변을 자주 보며 ▶여행 갈 때 화장실 때문에 불안하거나 ▶부부 동반 여행 시 혼자 화장실에 오래 있는 경험을 했으면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의료진에게 자신의 증상을 많이 알려야 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메모해가면 도움된다. 병원에 갈 땐 복용 중인 약을 모두 챙겨가는 게 좋다. 어떤 약을 먹는지 의료진에게 말할 때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다. 하지만 약봉지를 모두 가져가는 게 미안하다는 생각에 챙겨 가지 않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항응고제 복용 여부와 용량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면 수술 중 예상치 못한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을 잘 파악해야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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