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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순식간에 美 민주 거물급으로…해리스 천군만마 된 멀린다 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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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멀린다 게이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전(前) 공동 의장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지금은 입장을 바꿔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고 약 175억원의 후원금을 내는 등 적극적은 정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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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가 된 그는 놀랍게도 민주당의 거물급 인사로 재탄생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하는 단체에 175억원(13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고, 해리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6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에 재정적·전략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에 대해 주목했다. 바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 재단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전(前) 공동 의장이었던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전처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결혼 약 27년 만인 지난 2021년 5월 이혼 발표를 한 바 있다. 멀린다는 지난 5월 재단 공동 의장을 사임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라는 거물 지지자가 있다면 해리스에게는 멀린다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적극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

멀린다는 그동안 현실 정치 참여에는 줄곧 거리를 둬왔다. 게이츠 재단에 있을 때에는 정치의 한쪽 편을 들 경우 선거 이후에 워싱턴과 대립각을 세우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표명을 하지 않았다. 2016년 대선 때 멀린다는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친밀한 관계였지만 공식적으로 힐러리를 지지하지는 않았다. 당시 “힐러리가 당선되기를 바라느냐”는 언론 질문에 “빌(게이츠)와 나는 항상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던 멀린다에게 큰 변화가 생긴 것은 2021년이다. 빌 게이츠와 이혼을 하기로 했고 ‘멀린다가 재단을 떠날 경우 자선 사업을 위한 자금을 별도로 받는다’는 합의를 했다. 이혼한 지 3년 만인 올해 5월 그는 게이츠 재단 공동 의장을 사임했고, 125억 달러(약 17조1100억원)라는 거액을 자선 사업을 위한 자금으로 받았다. NYT는 “멀린다는 갑자기 거액을 손에 쥐게 됐고 이 돈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지난 7월 멀린다는 해리스를 지지하면서 자신의 16개월 된 손녀와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멀라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아이는 자라서 ‘나도 이 땅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젊은 흑인 남성들이 했던 말처럼 젊은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보라”고 했다. 공개적으로 해리스는 지지한 멀린다는 해리스 측에 175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사적인 자리에서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한다.

멀린다가 해리스를 지지하고 기부금을 내는 것은 개인의 정치적 성향 때문만은 아니다. 멀린다는 일찌감치 여성 인권 향상에 대해 지원 사업을 벌여왔다. 2015년 멀린다는 투자회사 피보털벤처스를 세우고 여성·가족 정책 사업에 대해 투자했다. 2019년 피보털벤처스를 통해 젠더 평등 활동에 10년간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멀린다는 여성의 낙태권을 옹호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는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보수화된 미 연방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뒤집고 낙태권을 폐지한 바 있다. 멀린다로서는 트럼프가 아닌 해리스 편에 서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생긴 것이다. NYT는 “대법원의 판결 이후 멀린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멀린다는 자신의 이 같은 변화가 결코 늦은 것이 아니며 모든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져 있다는 입장이다. 미 CBS에 따르면 그는 “누군가는 (테니스 스타) 빌리 진 킹을 동성애자로 커밍아웃시켰고, (축구스타) 메간 라피노도 커밍아웃 시기를 결정해야 했다”면서 “사회는 충분히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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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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