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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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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노래 부르는 은행…200조 머니무브에 "고객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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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주요 은행, 퇴직연금 적립 규모/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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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퇴직연금 갈아타기(현물이전)'를 앞두고 은행권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증권업권의 거친 공세를 이겨내고 200조원 규모(퇴직연금 적립액)의 집토끼를 지켜야 한다. 은행권은 유명 모델을 앞세운 광고와 상품 라인업 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오는 15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을 앞두고 막바지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은행권은 앱(APP) 내에 퇴직연금 메뉴를 고도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개발 등 비대면 서비스 개선과 함께 지점을 중심으로 한 상담 등 대면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보유하고 있는 상품 그대로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기존에는 다른 금융기관으로 퇴직연금을 이동할 때 보유한 상품을 모두 팔아 현금화한 뒤에 이전할 수 있었으나, 실물이전을 이용하면 중도해지 등 없이 금융기관을 갈아탈 수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207조1960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52.7%를 차지한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이 42조2032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KB국민은행 38조9362억원 △하나은행 36조1299억원 △IBK기업은행 25조9737억원 △우리은행 24조6651억원 △NH농협은행 21조7920억원 순이다.

각 은행은 TF(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실물이전 시스템과 상품 등을 개발했다. 특히 최근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가까워지자 고객의 눈길을 이끌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전 고객을 잡기 위한 사전예약 이벤트도 대부분의 은행에서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가수 윤종신과 배우 이정하가 출연한 광고를 지난달 말 공개했다. 안정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광고음원을 내세웠다. 하나은행도 가수 안유진을 내세워 삼아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함께 퇴직연금을 광고 중이다. 국민은행은 수익률이 높은 개인형 IRP를 중심으로 광고를 진행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증권업권으로 고객의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기준 금융투자(증권)업권의 수익률이 7.11%로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은행은 4.87%다.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한 것도 증권업권의 강점이다.

이에 은행권은 상품 라인업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ETF(상장지수펀드)를 131개에서 177개까지 늘릴 예정이고, 국민은행은 ETF를 33개 추가(현재 68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6월말 97개였던 ETF를 110개 이상 늘렸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 은행권 최다 수준의 펀드·ETF 보유가 목표다.

이와 함께 은행권은 전국에 있는 영업점을 앞세운 대면 상담 강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전담팀을 신설했고 국민은행은 '1대1일 자산관리 상담서비스', 하나은행은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통해 퇴직연금 상담을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전국 거점 168개 영업점에 연금전문가(AP)를 배치했다.

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시작되면 증권사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사에 비해 약점으로 꼽힌 수익률 강화와 비대면 서비스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춰 실물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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