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K인구전략]女 임원 비율 여전히 '한자릿수'…韓 1등 기업의 '유리천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중기획-'양성평등이 답이다'

삼성전자 여성 임원 단 108명…전체 임직원 중 0.04%

아시아경제 집계 순위 29위

1485명. 삼성전자의 전체 임직원 26만7860명 중 '임원' 자리에 이름을 올린 숫자는 상위 1%가 안 된다. 이 중에서 여성 임원만 구분하면 단 108명. 오직 0.04%의 낙타 바늘을 통과한 여성들만이 대한민국 1등 기업의 '유리천장'을 뚫고 고위직을 차지한 것이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여성 리더들의 절대적 수치나 참여도는 확연히 높아졌지만, 국내 대표기업이라는 위상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양성평등 수준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8일 아시아경제가 집계한 '2024 100대 기업 양성평등 종합점수'에서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종합 29위를 차지했다. 정규직 수(3점), 근속연수(9.75점), 연봉(8.25점), 사외이사(3.5점), 사내이사(0점), 가족친화인증(1점) 등을 합쳐 25.5점을 획득한 결과다.
1등 기업도 女 사내이사 '0명'…'女 임원 10% 목표' 실패
삼성전자가 양성평등 지표에서 이런 성적을 거둔 건 전체 정규직에서 여성 정규직 비중이 적은데다 사내이사에서도 여성 비중이 낮았던 점이 컸다. 특히 제조업 특성상 여성 인력 비중 자체가 적은 것을 고려해도 여성 사내이사가 수년째 0명이라는 점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등기임원은 지난 2021년 이후로 줄곧 11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사내이사 5명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모두 남성이다. 이재용 회장은 미등기 임원이다. 등기임원 가운데 여성은 사외이사 2명에 불과했다. 삼성그룹 여성 사장은 2022년 삼성전자 첫 여성 사장으로 선임된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1명뿐이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성 임원 비율이 2021년(6.8%), 2022년(6.9%), 2023년(7.3%)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이조차도 이 회사가 이전에 세웠던 목표에 비해선 아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향후 10년 이내 임원의 10% 이상을 여성으로 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은 단 13명으로, 전체 임원의 1.1% 수준이었다. 목표 시점에서 3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10%를 채우진 못한 실정이다.

여성 정규직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여성 임직원 수는 3만2998명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9만1806명이다. 여성 임직원 비율은 2021년(36.3%), 2022년(35.1%), 2023년(33.7%)으로 3년 연속 줄었다.

남녀 임금 격차는 더 커졌다.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 내에서 지난해 남성 직원들의 임금은 여성보다 24.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23.1%)보다 격차는 더 벌어졌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직무별 女 비중 늘어나…육아휴직자도 증가세
다만 삼성전자 내에서 금녀(禁女)의 영역은 사라지는 양상이다. 직무별로 나눠 살펴보면 여성 임직원 비중이 늘어난 영역이 눈에 띈다. 지난해 '영업 및 마케팅' 직무에서 여성 임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지난해 33.6%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0.4%포인트 늘었다. '개발' 직무는 여성 임직원 비율이 19.2%로 전년도와 동일했지만 2018년(17.2%)과 비교하면 2%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제조'와 '품질·환경안전'에서는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또 여성 인재 육성을 위한 조직 문화 개선과 제도 마련에서 적극적이다. 법률 제·개정 이전부터 육아·난임·자녀돌봄 휴직 제도와 근로시간 단축제를 운영해온 만큼, 여성들이 커리어를 쌓을 때 가장 힘든 점으로 꼽히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국 8개 사업장에서 직장 어린이집 1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급 15일(다태아 20일)의 배우자 출산휴가와 유급 5일의 난임 휴가 제도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에서 육아휴직을 쓴 국내 임직원 수는 2021년(3935명)과 2022년(4364명)에 이어 지난해 4477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전체 임직원 대비 비율도 증가세다. 지난해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중은 3.7%에 달했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1304명으로 2021년 999명 대비 30.5% 증가했다. 여성 육아휴직자는 3173명으로 8.1% 증가했다. 육아휴직 후 복귀율은 남성 97.7%, 여성 99.0%로 나타났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