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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최민호 시장 단식 사흘째…'삭발'에 '릴레이 기자회견' 극한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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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왼쪽)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가 8일 오후 세종시청 앞 천막에서 단식 농성 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오른쪽)을 격려 방문했다. 김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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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세종시장이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며 사흘째 단식 농성 중인 가운데 이번 갈등이 당 대 당 구도로 격화하는 모양새다. 최 시장이 속한 국민의힘에서는 당대표 방문과 시의원 삭발식이, 더불어민주당은 릴레이 기자회견을 통한 여론전에 나서는 등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8일 오후 최 시장이 단식 농성 중인 세종시청 앞 천막을 찾아 "세종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추진하고, 시에서 추진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시의회가 갑자기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좌초시키고 있다. 경쟁할 분야가 있고, 그러지 않을 분야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민의 이익이 말도 안 되는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가로막힌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이 사업을 접어야 하느냐"라며 "아니기 때문에 세종시의 국민의힘 최민호 시장이 나선 것이고, 저도 그 뜻에 동감하기 때문에 응원하기 위해서 왔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도 "부끄럽지만, 광역 시장인 세종시장이 시민들 앞에 호소하고, 실상을 알려서 시민의 힘으로 세종시를 지키자는 의미"라며 "이 사업은 정치가 아니라 정의라고 외칠 것이고, 여러분들의 민심이 어떤 당의 당론보다 우선하다라는 것을 외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최 시장을 위로 방문했다. 이 의원은 세종시와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대해 당리당략을 내세우는 것은 시민의 실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의원은 "(세종시의회가) 사실 주민들을 위해 판단을 했다기에는 외지인이 보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에 도움이 되는 일을 당리당략으로 나선다고 하면 시민들이 꼭 이 부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두겸 울산시장과 육동일 세종시지방시대위원장 등도 단식 현장을 찾는 등 지지 방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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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세종시의원 7명 전원은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의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김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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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세종시의원 7명 전원은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의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며 세종시청 앞에서 삭발식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홍나영 여성 시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시의원 7명 전부가 시장이 단식하는 곳에서 삭발하고 이 자리에 섰다"며 "민주당 의원들도 이제 그만 이 폭거를 멈추고 국제정원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을 당장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세종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번 추경안의 정원박람회 예산 삭감을 당론으로 정하고 릴레이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연이어 배포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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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세종시의원은 8일 오후 세종시의회에서 국가정원도시박람회 예산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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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주자인 민주당 김현미 시의원은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 이슈 뒤에 가려진 세종시 주요 현안들과 재정위기'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에 나서면서 "시장의 치적을 쌓기 위해 시민의 눈을 가리고 막대한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세종시 재정은 지난해보다 더 열악하고 심각한 비상 상황"이라며 "2023년 국세 수입 부족으로 보통교부세가 13.7% 감소함에 따라 시 교부세가 당초보다 136억 원이나 줄었고, 지방세도 당초 8518억 원보다 231억 원이 감소한 8287억 원으로 전망된다"고 꼬집었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에 대한 문제점으로는 관람인원과 예상 수익 산정이 비과학적이고, 정원박람회는 식물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정원조성, 재배 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김 의원은 이어 "세종은 2027년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앞두고 있고, 준비에 소요될 총 예산만 6천 억원, 이중 지방재정만 최소 1400억 원 이상 추산되는데 대규모 국제 행사를 앞둔 시점에서 시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여러 행사성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세종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2026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는 행사성 사업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반박했다.

이어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관련해 경기장 건립비와 조직위 운영비에 내년부터 3년에 걸쳐 지방비가 투입될 예정이며, 토지매입비는 5년 분납 계획으로 시 재정 운용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정원도시박람회 준비기간은 개최지의 여건과 환경에 따라 다르고, 세종시는 충분한 기간 준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임채성 시의장과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현옥 시의원(원내대표)은 최 시장을 만나 단식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50여 일째 이어지는 당 대 당의 극한 대치에 민생을 위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세종시의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종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8일 최 시장이 단식 농성에 나선 것에 대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시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시의회가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예산 집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며 "시장은 이러한 결정에 협력하고 시민을 위한 진정한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정원도시박람회·빛축제 성공개최를 위한 비대위 측은 "세종시민단체 연대회의는 민주당 당론에 따르는 성명을 즉각 철회하라"며 "연대회의는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를 간절히 원하는 절절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 집행부의 수장인 시장의 입장도 직접 들어보길 바란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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