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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중국, 경제 회복 빨간불에 “예산 조기집행”… 약발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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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8조 부양책 발표

국가발전개혁위 “당국 지원 강화”

10월 말 19조 건설 프로젝트 등 하달

재정 투입 방안 등 구체적 내용 없어

“모두 실망” “기대 이하” 평가 쏟아져

차익 실현 매도세에 홍콩지수 9%급락

부동산과 내수 침체로 중국 경제 회복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8일 예산 총 2000억위안(약 38조원)을 조기집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앞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책을 내놓은 데 이어 다시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지만 이번에 꺼내든 카드는 약발이 그리 세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거시경제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이날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달 말 1000억위안(19조원)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 리스트와 1000억위안 중앙 예산투자계획을 절차에 따라 하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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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이 8일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부양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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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제(鄭柵潔) 발개위 주임(장관급)은 이날 회견에서 세계 경제 둔화와 채무 증가, 무역 보호주의 대두 등 국제적 문제 외에도 경제지표 기복, 일부 업종 과열 경쟁 문제 등을 지적했다. 정 주임은 유효수요 부족과 일부 기업이 생산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 부동산시장 약세, 주가 하락, 지방정부 부채 적체 등 중국 경제의 문제로 꾸준히 거론돼온 이슈들을 재차 열거하며 당국 차원의 대응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이 이처럼 부양책을 연일 내놓는 것은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5% 안팎’을 달성하기 어려워지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를 연이어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달 말 인민은행 등이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등 부양책을 내놓은 뒤 국경절 연휴(1∼7일)가 지나자마자 발표돼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 의지 표명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부양책은 시장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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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소재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훨씬 더 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모두가 실망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기자회견은 야심찬 부양책이 공개되지 않은 채 끝났다”며 “2주 전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장이 깜짝 통화 완화 조치를 내놓은 것과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반응 역시 미지근하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중국CSI300지수 등은 전 거래일 대비 10%대 상승하며 장을 시작했지만 기자회견 내용이 공개되면서 상승폭이 대폭 줄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4.59%, CSI300지수는 5.93% 상승으로 마감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도 거래돼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9.41% 급락했다.

중국이 이처럼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내년 경제성장이 올해보다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4.8%에서 내년에는 4.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경기부양책은 단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은 더 심화된 구조개혁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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