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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잠잠해진 서울 아파트 시장, '10월 금리인하'하면 다시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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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울의 아파트값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공행진하던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은 최근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가 선반영 돼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과 금리인하 기조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아파트의 매매가격, 거래량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로 1%대로 낮아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0%p의 금리인하)을 단행했다. 대내외적으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환경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만약 금리인하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38개월 만의 정책변경이다.

조선비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지난 달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입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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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주택 등 부동산 매입시 자금조달 이자 부담이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시장금리가 낮아져 이를 기반으로 하는 대출금리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주택 매입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현재 시장금리에는 금리인하 효과가 선반영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AAA) 5년물 금리는 올해 초 연 3.820%에서 이달 8일 3.311%로 떨어졌다. 또 정책적인 조치로 금리인하의 효과가 발휘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돼 있다.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와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등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장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매매거래량은 지난 7월 8889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8월 6127건, 9월에는 이달 8일 기준으로 2080건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6월 처음으로 12억원을 돌파했다가 지난 8월 11억9540만원으로, 지난 달 11억1442만원까지 낮아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 상황에서 이달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의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8월부터 이미 주춤한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이번 금리인하가 38개월 만의 정책 변경인 만큼, 앞으로 인하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기존 대출자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거나 신규 대출 수요를 자극해 집값을 다시 밀어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시장이 횡보하면서 진정이 됐는데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선투자했던 사람들은 수익을 확인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며 “통화정책방향이 금리인하로 틀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게 되는 만큼 신규 수요자들이 시장 참여하게 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최근 이창용 총재의 발언을 보면 기자회견에서도 시장이 금리인하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총재는 지난 달 30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해서든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는 “서울의 폭주하는 주택 가격을 견제하려면 최고급 동네 출신(강남)의 대학 입학에 상한을 둬야 한다”는 다소 강도높은 발언을 한 적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심리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중요한 건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이라면서 “‘향후에는 한동안 동결을 이어갈 것’이라든지, ‘소폭의 금리인하를 장기간 이어갈 것’이라는 발언이 나온다면 큰 반향은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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