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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한국, 4수 끝에 ‘세계국채지수’ 편입 성공···“공매도 전면 재개” 요구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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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채 내년 11월부터 WGBI 편입

최소 70조원 자금 유입 기대

경향신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러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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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채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다. 한국이 2022년 9월 편입 직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지 네 번째 도전 끝의 성공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최소 70조원가량의 해외 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은 신속한 공매도 전면 재개를 요구받아 불안요소가 남았다.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한국을 내년 11월부터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건 신흥국국채지수(GBI-EM)와 함께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신뢰하는 채권지수다. 미국·일본·영국 등 25개 주요국 국채가 포함돼 ‘선진국 국채클럽’으로 불린다. 추종 자금은 3조달러(약 4039조원)로 추산된다.

한국 국채는 4수 끝에 WGBI 편입에 성공했다. FTSE 러셀은 시장 규모, 국가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수준을 고려해 매년 3월과 9월 관찰대상국의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은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지 4수 끝에 편입에 성공했다. 그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위 안에 드는 국가 중 WGBI에 편입되지 않은 국가는 한국과 인도 뿐이었다. 한국은 국채 발행 규모와 국가신용등급은 기준을 충족했지만, 시장접근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FTSE 러셀은 이번에 한국의 시장접근성 수준을 기존 1단계에서 WGBI에 편입할 수 있는 2단계로 재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국제 투자자들의 한국 국채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해왔다”는 결정 이유를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WGBI 편입을 위해 지난 6월 외국인이 한국 국채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의 국채통합계좌를 개설했다. 외국인은 한국에 별도의 계좌를 만들 필요 없이 ICSD 계좌를 통해 한국 국고채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고, 외국법인이 법인식별기호를 통해 한국 국고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했다. 또 지난 7월부터는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영국 런던시간대에 맞춰 새벽 2시로 연장했다.

이번 조치로 내년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의 자금이 국내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대 90조원의 외국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 국채 금리가 안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 국채는 ‘디스카운트’ 문제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가 매겨져 왔는데, 이번 편입으로 한국 국채 수요가 늘어나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연간 최대 1조10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환율 안정 효과도 있다. WGBI에 들어온 국가에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의 꾸준한 투자가 이뤄진다. 한국 국채에 투자하려는 외국 자금이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외환시장 수급이 개선되고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FTSE 러셀은 한국 정부에 공매도를 신속하게 전면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한국 주식시장 지위는 공매도 금지 여파로 기존의 ‘선진시장’에서 ‘선진신흥시장’으로 강등될 우려가 있었지만 피해 간 것이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의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은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내년 3월 공매도 금지 해제가 신속하게 달성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직은 한국 주식시장의 선진시장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소하지 않으면 이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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