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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단독]“엄마아빠가 줬어요”…자금 출처 밝힌 미성년자 집주인 확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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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9세 이하 미성년자 주택구매 200건 중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16건뿐

규제지역 해제 영향…감시망 느슨 우려

경향신문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 아파트.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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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택을 구매한 미성년자가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한 비율이 최근 5년 이래 가장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규제 완화로 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 제출해야 하는 대상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하는 미성년자 집주인들이 줄어들면서 당국이 불법·편법 증여를 적발해내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9일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19세 이하 미성년자가 지난해 주택을 구매한 건수는 총 200건이었다. 이 중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한 사례는 16건에 그쳤다. 거래량 대비 8.0% 수준이다.

자금조달계획서는 매수자가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기재한 서류다. 현행 부동산거래신고법은 규제지역에 있는 모든 주택, 비규제지역에 있는 6억원 이상 주택을 구입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일선 시군구에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를 토대로 불법·편법증여 등을 조사하고, 의심이 되는 사례를 국세청에 전달하고 있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은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월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서 대폭 감소했다. 미성년자가 주택을 구매하고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는 비율도 2019년 11.7%, 2020년 33.4%, 2021년 82.0%, 2022년 71.6%에서 지난해 8%로 크게 줄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2021년 기준 주택 거래 대비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건수가 98%(729건 중 717건 제출)에 달했지만, 지난해 이 비율이 14.1%(99건 중 14건)에 불과했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서울시의 제출건수도 2021년 243건, 2022년 139건이었으나 지난해 10건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이로 인해 불법·탈법 증여 감시망이 느슨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성년자가 본인 자금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국세청이 직권 세무조사에 나설 순 있다. 하지만 매수자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과 국토부의 검증 절차가 생략됐다는 점에서 적발까지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문 의원은 “미성년자의 주택거래는 사실상 ‘부모 찬스’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면서 “부모 세대의 부익부 빈익빈이 청년층에게 전이된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불평등 완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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