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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대기업 하청 벗어나 해외 나가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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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9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부호 주한 베트남대사, 김우재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장,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 최우각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중소기업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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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내수 위주 제조업이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기존 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50년 가까이 고착화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 구조가 중소기업의 혁신 의욕을 꺾고 있는 만큼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제시됐다.

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에서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를 열고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을 논의했다. 주제강연에 나선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제는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팽창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창업 단계부터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 육성을 늘리고, 단순 제품이 아닌 생산·경영 활동까지 기업 경영 전반의 공급망을 글로벌화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 납품에 의존하기 때문에 혁신 의욕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납품은 계약으로 단가와 수량이 정해져 단가를 낮추거나 수량을 늘릴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며 "중소기업이 혁신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기업 위주의 빠른 경제 성장을 위해 1975년 중소기업의 수직계열화를 촉진하는 법을 제정했고, '산업 합리화'라는 명목 아래에서 현재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 모델이 고착화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중소 제조업체의 86.8%가 대기업 협력회사다.

오 교수는 "협업으로 글로벌화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중고차를 수출하면 부품·정비 중소기업이 함께 진출하는 식이다. 중소기업이 홀로 해외에 진출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중고차는 중소기업의 수출 3대 품목 중 하나다.

한국 중소기업이 연구개발(R&D) 분야에서 타 기업과 협업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교수는 "어떤 장비를 만들기 위해 별도 연구소를 만들지 않고, R&D 장비나 연구소가 많은 곳과 협업하면 훨씬 더 값싸게 혁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좁은 내수 시장, 저성장 고착화, 알리·테무 같은 외국 기업과의 경쟁 불가피 등 이유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내수 중소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는 판로 개척을 비롯한 정책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은 "해외에 나가 있는 한인 경제인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현지 사정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은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와의 거리감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호 주한 베트남대사는 "앞으로 베트남과 한국 양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수소,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무역과 투자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우재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장은 "인도네시아는 산업별로 별도 법률에 따라 외국인투자자 진출이 제한되거나 금지된다"며 "관련 규제를 상세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는 22~24일 전주 전북대 캠퍼스에서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개최된다.

[제주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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