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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허리케인 밀턴 상륙 맞춰, 20개 토네이도 플로리다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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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9일 밤 미국 플로리다주 남서부 포트마이어스비치 시가지가 허리케인 밀턴이 뿌린 비로 물에 잠겨 있다. 포트마이어스비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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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허리케인 헐린으로 미국 6개 주에서 230명 이상 사망한 가운데 강력한 허리케인이 다시 플로리다주에 상륙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밀턴은 9일 밤(현지시각) 서부 새러소타 지역을 통해 플로리다에 상륙했다. 한때 최고인 5등급까지 세력이 커졌던 밀턴은 상륙 시점에는 3등급, 이후 2등급으로 약화되기는 했으나 최대 시속 170㎞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으며 홍수 등 큰 피해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400㎜에 가까운 폭우가 예보된 상태다.



이날 밤 집계로 160만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또 허리케인 상륙 전부터 그 영향으로 토네이도 20여개가 발생해 여러 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언론들은 주택 100여채가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밀턴은 상륙 지점 근처 인구 밀집 지역인 탬파베이에 닥친 허리케인으로는 1세기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600만명에게 대피 권고가 내려졌다. 미국 기상청은 탬파베이 지역 거주자들에게 “당장 생명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취하라”고 경고했다. 안전한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주민들은 집을 나와 견고한 호텔 건물 등지로 대피하기도 했다.



잇따른 강력한 허리케인은 대선을 앞두고 정쟁의 소재로도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 스크랜턴에서 한 유세에서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의 허리케인 대응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방정부가 공화당 우세 지역은 구호 과정에서 소외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날 허리케인 밀턴에 대한 대비를 촉구하는 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연방정부가 허리케인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 것 등을 가리켜 “비미국적”이라고 비난했다. 음모론자들은 연방정부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서부 산악 지대로 허리케인 헐린의 경로를 틀어 그곳 주민들이 투표에 나서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이런 거짓말의 맹습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대선 직전에 잇따라 상륙한 강력한 허리케인이 선거 결과에 변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허리케인 대처 사례 중에는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가 대비되고는 한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18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카트리나 피해 때 재난 예고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휴가를 떠났다. 또 피해 발생 뒤에는 현장 사진이 아니라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피해 지역을 내려다보는 사진을 배포해 비난을 샀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선 선거운동을 할 때인 2012년 대선을 1주일 앞두고 허리케인 샌디가 동부 지역을 강타했을 때 재빨리 현장으로 달려가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해 지역을 방문하거나 소셜미디어 글을 계속 띄우면서 적극 대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 재난이 여당에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헐린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투표율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공화당 내부에서도 재난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그의 과장된 언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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